새판 앞장서겠다더니… 또 입다문 손학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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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22일 밤 전남 강진군 만덕산 거처에서 기자에게 차를 권하고 있다. 강진=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22일 밤 전남 강진군 만덕산 거처에서 기자에게 차를 권하고 있다. 강진=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일본을 방문하고 22일 오후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오후 10시쯤에야 칩거 중인 전남 강진 거처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산이 지겹다고 하산하라고 하지 않느냐’고 묻자 “차나 한잔 하시죠”라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연이어 정계 복귀와 대권 도전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었다.

차와 막걸리를 나누며 자정 무렵까지 대화가 이어졌지만 그는 자신의 거취는 물론이고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에도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일관했다. 7월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계 복귀는 무슨…”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자신의 ‘정계 복귀’ 시사 발언에 대해 전날 “제가 정치를 떠나 있지만 국민의 요구를 대변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손 전 고문은 23일에도 “사람들은 ‘지겹지 않느냐’고 묻는데 여긴 지겹지가 않다”고 했다.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고 하자 “기자들이 찾아와도 소득이 없는데 며칠이나 가겠느냐”고 했다. 이날도 그는 점심 식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피해 부인과 함께 드라이브를 나갔다.

측근들 사이에서도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새 판 짜기’에 앞장서겠다”는 그의 발언에 대해 한 측근은 “스스로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 같았지만 아직 결심하진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다른 측근은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 격 아니겠느냐. 상황에 따라 정치권에 불려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손 전 고문이 총선 전 야권의 ‘러브콜’이 쇄도하자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피하던 때와는 분명 달라졌지만 아직 마땅한 정계 복귀 명분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강진=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손학규#더민주#정계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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