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남자에게도 봄날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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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멤버-부상에 울던 롯데 김문호, 밀어치기 배우고 타율 0.422 선두
도핑으로 더 잘 알려진 두산 김재환, 홈런 14개 1위 ‘잠실 홈런왕’ 기대
작년 LG서 트레이드 SK 정의윤, 방망이 무게 늘리더니 45타점 펑펑

타임머신을 타고 1년 전으로 돌아가 이 이야기를 꺼내면 야구팬들은 ‘거짓말하지 마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롯데 김문호(29)가 0.422로 현재 타율 선두를 지키고 있고, 두산 김재환(28)이 14개로 홈런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 말이다. 이 둘에 비하면 SK 정의윤(30)이 현재 45타점으로 150타점 페이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건 그나마 믿을 만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23일까지 프로야구는 올 시즌 전체 일정 중 28.3%를 소화했다. 시즌이 끝났을 때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는 선수가 누가 될지는 시간만이 알고 있을 터. 그러나 현재 주요 타격 타이틀 레이스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세 선수가 인생의 봄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틀림이 없다.

김문호는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2학년이던 2004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면서 ‘천재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문제는 김문호가 롯데에 입단했을 때 또 다른 천재 타자 김주찬(35·현 KIA)이 좌익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것. 김주찬이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2013년 이후로는 김문호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김문호는 “장종훈 (타격)코치님과 스프링캠프 때 밀어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 덕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코치님께 감사드린다”며 “11번째 시즌을 보내는데 아직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부상 없이 끝까지 잘 뛰는 게 제일 큰 목표”라고 말했다.

김재환은 김문호보다 더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이름이 알려진 것도 좋지 못한 일 때문이었다. 2011년 야구월드컵 대표로 나섰지만 도핑 테스트에 걸렸던 것이다. 이 때문에 김재환이 생애 최고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를 보는 야구팬이 적지 않다.

만약 김재환이 올 시즌 홈런 1위를 차지하게 되면 1998년 우즈(전 OB·42개)에 이어 18년 만에 처음으로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팀에서 홈런왕을 배출하게 된다.

지난해 LG에서 SK로 트레이드 된 타점 선두 정의윤은 “LG 시절보다 길고 무거운 방망이(길이 34인치·무게 900g)를 쓰는데 그게 나와 더 잘 맞는 것 같다”며 “트레이드 후 더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걸 내려놓았다.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롯데 김문호#두산 김재환#sk 정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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