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는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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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3명 수사한 특수통… 변호사로 年수임료 91억
요직 거친 ‘연수원 17기’ 대표주자… 검찰 떠난지 5년만에 수사 대상에

전직 대통령, 대기업 오너도 봐주지 않고 매섭게 비리를 파헤쳤던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법조비리 연루 혐의를 받아 ‘친정’인 검찰의 칼끝 앞에 위태롭게 섰다.

검찰이 10일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홍만표 변호사(57·사진)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재경, 김경수 변호사와 함께 ‘17기 트로이카’로 불린 대표적인 특별수사통이었다. 평검사 때 서울지검 특수1, 2, 3부를 모두 거친 데 이어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수사기획관도 지냈다. 그의 손을 거쳐 간 굵직한 사건만 해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이 연루된 한보그룹 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박연차 게이트 등이 있다. “홍만표 반만 하라”고 할 정도로 역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신임도 각별했다.

홍 변호사는 2011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과정에서 검찰 측 실무 총책임자로 일했다. 최종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표를 낸 그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큰일을 할 유능한 간부를 잃었다”라는 탄식이 나왔다. ‘박수 받으며 떠난 몇 안 되는 검사’라는 찬사도 받았다.

그러나 변호사 개업 후 평가가 달라졌다. 2013년 1년 동안 그가 수임료로 번 돈은 91억2000여만 원이었다. 이는 당시 국내 개인사업자 중 15위에 해당하는 고액이며, 법조인 중에서는 단연 1위였다. 홍 변호사는 자신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법인을 설립하기 전 개인 변호사로 활동한 2년 반 동안 총 250억 원 안팎을 벌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홍 변호사는 무리한 변론, 과도한 수임으로 주변의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조직을 떠난 지 만 5년이 되기 전에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검사 시절 최고의 검객(劍客)이었던 그가 자신을 옥죄는 칼을 피할 수 있을지 서초동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그는 “음해성 보도로 너무 힘들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연락을 일절 끊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홍만표#변호사#검사장#연수원17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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