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임료 여왕이 자상했던 崔 부장판사라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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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정운호측 女변호사에 깜짝… “글 솜씨 좋고 주변 잘 챙기던 사람”
투자사기의혹 업체와 연루에 의아

“정말 그 최○○ 부장판사가 맞습니까?”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의 항소심 변호 과정에서 거액 수임료 논란을 일으킨 최모 변호사(46·여)에 대해 법조인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2014년 초 법복을 벗은 최 변호사는 정 대표의 보석사건을 맡아 50억 원의 수임료 분쟁을 일으켜 ‘수임료의 여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법조계 인사들은 판사 시절 최 변호사를 ‘따뜻하고 정이 많으며 감수성이 풍부한 인물’로 기억했다. 최 변호사는 과거 소년 사건 재판에서 비행을 저지른 청소년들이 닫힌 마음을 열도록 따뜻한 재판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한 판사는 “찾아온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라도 하나 더 내주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최 변호사를 기억했다.

최 변호사의 명함에는 서울대 법대 졸업 등 주요 약력과 함께 ‘법원 문예대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글 솜씨가 좋아 법원행정처가 발간하는 소식지에 기고해 상도 받았다. 학창 시절 전교 1, 2등을 도맡아 했고 판사로 일할 때는 미국 명문대에서 연수한 경험도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정 대표가 20억 원으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달라고 했다”는 등 최 변호사의 주장을 잘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정운호 사건 초기에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 도중 발생한 일체의 민사 형사 소송에 대응해 20명이 넘는 변호사를 동원했다. 나는 그의 ‘금전출납부’처럼 일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키웠다.

하지만 최 변호사가 거액의 투자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이숨투자자문(이숨) 측과 교류한 정황을 의아하게 여기는 법조인이 많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이 이숨을 대상으로 한 현장 검사가 위법하다며 금감원 직원 2명의 월급을 가압류해 달라는 신청을 내기도 했다. 특히 최 변호사는 이숨 측의 이모 이사(44)와 가깝게 지내면서 여러 업무를 함께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때 고소장을 낸 사람도 이 씨로 알려졌다. 이 씨는 조세포탈, 변호사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자 중국으로 밀항했다가 강제 송환돼 2012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14년 9월에는 금괴 밀수를 하며 세관 공무원에 로비를 하고 여성 경찰관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수배 정보 등을 빼내다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최 변호사를 곧 소환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정운호#항소심#호화변호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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