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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치료 후 성생활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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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치료 후 성생활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까?

입력 2016-02-19 17:55수정 2016-02-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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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안모 씨(26·여)는 우편으로 배달된 자궁경부암 검진표를 받아들고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아 원추절제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안 씨는 “신혼에 자궁경부에 이상이 생겼다는 이야길 들으니 착잡하다”며 “배우자와 성관계를 가지는 데 부담이 되고 임신에도 지장이 생길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자궁경부암으로 원추절제술을 받았다고 임신이나 출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조산발생률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한국은 매년 약 4000명이 새로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되며, 하루 평균 3명이 사망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말기에 병원을 찾는 안타까운 상황이 적잖다.

최근 정부에서도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에게 많이 발병하고, 조기진단법이 존재하며, 치료할 수 있는 5대암(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에 자궁경부암을 포함하고 있다. 올해부터 만 12세 여학생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지원받고, 국가건강검진의 자궁경부암검진 시작 연령도 30대 이상에서 20대 이상으로 확대됐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으로 유방암이 1위를 차지하며 위암·갑상선암 등이 뒤따르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7위에 머물러 있다. 조기진단이 늘며 발병률이 줄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암의 발견이 급증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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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최근 자궁경부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줄고 있는 것은 조기검진 수혜자가 증가하며, 예방백신 접종이 늘고, 국민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더 많은 여성들이 예방백신을 맞고 정기검진에 나선다면 자궁경부암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의 피부인 상피는 일생 동안 여러 자극에 의해 ‘화생’(metaplasia)이라는 정상적인 변형 과정을 거치다. 이 과정에서 상피층에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고위험군 HPV가 감염되면 세포변형이 일어나며, 세포 모양이 다른 모양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는 이형증(dysplasia)으로 악화된다. 지속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조건이 갖춰지면 상피내암을 거쳐 침윤암으로 이어지며 자궁경부암이 된다.

김 원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주기적인 검진이 필수”라며 “검진기회를 많이 가질수록 잠재적인 질병의 발견 가능성은 커진다”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암이 진행되면 조직이 덩어리를 형성하고 분비가 늘면서 비정상적인 혈관증식으로 살이 터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냉이 늘고, 생리 이외에 질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성관계 후 출혈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이같은 증상이 있다고 모두 자궁경부암은 아니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같은 증상은 자궁경부암 외에도 생리불순, 배란장애, 질염, 자궁경부 폴립, 근종 등 다양한 부인과질환에서 빈번하다.

자궁경부암이 2기를 넘어 3~4기에 접어들면 이같은 증상은 더욱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이 말기에 방광과 직장을 침범하면 혈뇨, 혈변, 한쪽다리 또는 양쪽이 붓는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자궁경부암의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세포검사’(pap test)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보조적으로 자궁경부확대촬영술(cervicogram)을 병용하기도 한다. 이들 검사로 본 검진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때 HPV검사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되거나 정상으로 판정하기 애매한 경우 질확대경검사(colposcopy)와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자궁경부암을 초기에 발견할 경우 병소 부위만을 잘라내는 원추절제술이 주로 활용된다. 자궁경부를 고깔 모양으로 도려내는 시술로 예전엔 직접절개로 이뤄졌지만 요즘엔 고주파를 이용하는 추세다. 대개 5~7㎜로 얇게 도려내며, 그 이상 깊게 절제할 필요는 없다. 덕분에 자궁보존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고 수술 등으로 치료받은 여성은 위축되기 쉽다. 자궁이 상징하는 여성성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정상적인 성관계를 갖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경우도 적잖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치료 후 성생활이 크게 달라질 게 없다. 김태준 원장은 “국소적인 치료나 자궁적출을 받았다면 질 분비물이 감소하거나 자궁이 분리된 자리에 가벼운 통증을 가끔 느낄 수는 있다”며 “하지만 성생활은 자궁이 아닌 질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만 되찾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런 경우 배우자, 연인 등의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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