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2016시즌 준비한 류현진, 재기 여부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2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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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코리안 메이저리거 가운데 개막전 엔트리 25명에 포함되지 않을 선수는 재활 중인 LA 다저스 류현진과 피츠버그 강정호다. 시애틀 이대호의 경우 시범경기 관문을 통과하면 개막전 엔트리 진입과 함께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전환된다.

류현진의 재기여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거의 1년 동안 류현진은 다저스 트레이너들의 프로그램에 따라 철저하게 2016시즌을 준비했다. 야구인생에서 가장 길고 지루한 재활이었다. 미국은 대륙적 기질에 162경기라는 장기레이스를 펼치는 탓에 조급함은 없다. 신임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지난달 류현진과 첫 만남에서 “시즌은 길다”며 차근차근 스텝을 밟으라고 조언했다. 구단은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돼 있다는 전제에 2016시즌에 대비했다. 류현진의 공백이 다저스 전력에 차질을 준다는 것은 팬들의 생각일 뿐이다. 최악을 상정하고 대비하는 게 메이저리그 스타일이다. 어깨 부상을 말끔히 털고 돌아오면 다저스에게는 보너스가 된다.

투구이닝 150 정도를 던질 경우 확실한 재기가 된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올해의 재기상(Comeback Player of the Year Award)’ 후보에 오른다. 재기상은 전년도 부상으로 류현진처럼 한 시즌을 통째로 결장하거나 부진하고 제한된 경기에 출장했던 선수가 복귀에 성공할 때 시상하는 상이다. 재기상은 2005년부터 시상했다.

지난 시즌 재기상은 내셔널리그 뉴욕 메츠 우완 맷 하비(26), 아메리칸리그는 텍사스 1루수 프린스 필더(31)에게 돌아갔다. 2013년 올스타게임에 선발되기도 했던 하비는 ‘팔꿈치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로 2014시즌을 통째로 재활에 전념했다. 2015년에 복귀한 하비는 13승8패 평균자책점 2.71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투구이닝 제한으로 논란에 중심에 있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대만큼의 활약으로 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키는데 앞장섰다. 하비는 팔꿈치 수술에도 불구하고 구속은 수술 전과 차이가 없는 평균 152km(95마일)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2013년 11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텍사스로 트레이드된 1루수 필더는 목 부상으로 2014시즌에 4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4년 텍사스의 추락(67승95패)은 트레이드된 필더와 프리에이전트 계약으로 팀에 합류한 외야수 추신수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필더는 2015년 158경기에 출장하면서 타율 0.305 홈런 23 타점 98개로 옛 모습을 되찾았다. 텍사스는 필더와 추신수의 후반기 맹타에 힘입어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필더와 류현진의 에이전트도 보라스다.

2005년-2015년까지 양 리그에서 총 22명이 재기상을 받았다. 이 가운데 투수가 10명이었다. 선발투수는 7명이다. 현 피츠버그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는 재기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2010년 미네소타 트윈스 시절 팔꿈치인대접합 수술, 2013년 피츠버그 에서는 전년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부진을 만회해 상을 받은 바 있다. 류현진은 데뷔 첫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 2014년 14승7패 3.38을 기록했다. 두 자리 수 승수 복귀로 재기상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지 흥미로운 2016시즌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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