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만 하면… 독버섯처럼 퍼지는 日 아동性학대 게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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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타고 확산… 경찰 내사 착수
인증절차 없어 청소년 무방비 노출… 당국 “인터넷 링크주소 차단할 것”

아동 성학대 내용을 담은 온라인 게임의 한 장면.

인터넷 화면 캡처
아동 성학대 내용을 담은 온라인 게임의 한 장면. 인터넷 화면 캡처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심지어 성폭행까지 하는 내용의 불법 온라인 게임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경찰은 게임 유포 과정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게임은 ‘실비 키우기’.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연애를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일본에서 만들어졌으며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수년 전부터 비슷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유행했지만 이 게임은 선정성과 폭력성이 기존 게임보다 훨씬 심각하다.

몸에 상처가 있는 소녀가 실비라는 이름의 노예로 등장하고 게임 이용자가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만지면서 친밀감을 높인 뒤 성폭행한다는 줄거리다. 남녀의 알몸과 성기가 그대로 노출될 뿐 아니라 가학행위 등 아동학대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문제는 이 게임이 정식 수입된 것이 아니라는 점. 합법적인 유통절차를 거치지 않다 보니 청소년을 포함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이 게임은 특별한 가입 절차도 필요 없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게임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바로 접속할 수 있는 링크가 검색된다. 성인 인증도 거칠 필요가 없다. 제작자가 정식으로 판매 신청을 한 것이 아니라 심의를 통해 이용자의 연령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직 남녀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을 즐기게 될 경우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경찰은 온라인에서 게임 접속을 위한 링크를 유포하는 등 행위의 불법성을 파악 중이다. 일부 유포자에 대한 내사가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인 대책은 인터넷 링크 차단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당 게임은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불법 게임이기 때문에 이번 주에 열릴 심의회의를 통해 등급 미필 게임으로 (인터넷 링크 주소를)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아동#성학대#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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