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1개 포대 비용 약 1조 원”…유력 배치 후보지는 어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7일 17시 11분


코멘트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에 전격 착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7일 “한미 공동실무단이 후속 논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 사드 체계 전력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2일 한민구 국방에 공식 건의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 배치를 공식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사드 배치 논의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류 실장은 설명했다. 또 이날 사드 배치 논의의 공식 발표 직전 중국과 러시아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최단 기일 안으로 사드 배치 문제를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이 더는 용납하기 힘든 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군 고위 소식통은 “한 두 달 안으로 논의를 마치고,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늦어도 연내 사드 1개 포대의 배치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드 레이더 북쪽으로 향해, 중국 안보 위협 안돼

국방부는 사드가 스커드와 노동 등 북한의 단거리 및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주한미군과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개발 중인 장거리대공미사일(L-SAM·요격고도 50㎞)과 함께 운용하면 북한이 남으로 쏜 탄도미사일을 다양한 고도에서 다층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드의 요격고도는 40~150㎞이다.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드가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사드의 탐지레이더(AN/TPY-2)는 날아오는 적의 탄도탄을 요격하는 종말(낙하)모드로만 운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류 실장은 “종말모드와 전진배치모드는 소프트웨어와 통신체계, 프로토콜 등이 다르다. 종말모드가 전진배치모드로 전환 운용된 사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드 레이더의 종말모드와 전진배치 모드의 탐지거리는 각각 600~800㎞, 1800~2000㎞로 알려져 있다.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탐지레이더는 북한을 향해서만 가동될 것이라고 군 당국은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 레이더의 최적 탐지거리는 한반도에 국한되고,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탐지 요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사드가 배치돼도 중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하거나 견제할 능력이나 의도가 없으며, 철저히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 1개 포대 비용 1조~1조 5000억 원, 미군이 운영유지비 부담

2005년 개발이 완료된 사드는 현재 5개 포대가 실전배치 돼 있다. 미국 본토에 4개 포대, 괌 기지에 1개 포대가 각각 운용 중이다.

사드 1개 포대는 교전통제소와 탐지레이더, 발사대 6개, 요격미사일 48발로 이뤄져 있다. 2014년 미국 회계연도 자료에 따르면 사드 1개 포대의 비용은 약 1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 예비용 미사일까지 포함하면 1조5000억 원대로 가격이 올라간다.

사드의 한국 배치 비용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른다. 한국이 부지와 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미국이 사드의 전개비용과 운영유지비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군 당국은 사드 배치 부지는 군사적 효용성과 주민 안전, 환경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실장은 ”사드 레이더 주변의 전자파 수준은 국내법과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미군기지가 집결된 경기 평택과 강원 원주, 대구(칠곡)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한편 군 당국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별개로 앞으로 미국이 사드 구매를 요청해도 한국은 추가 구매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