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오바마 속 좁고 지도자 품격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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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추시보, TPP 출범하자 원색 비난

“속이 좁고 대국의 지도자로서의 품격이 없다.”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4일 공식 출범하자 오바마를 직접 거명해 지도자의 품격까지 거론하면서 삿대질을 해댄 것이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5일자에 ‘TPP는 중국 경제를 억누르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TPP는 21세기 아시아태평양 경제의 미래에 대해 미국의 희망 사항을 그린 허상”이라며 TPP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사설은 “실제 규칙은 중국 등 신흥국가의 무역 활력과 TPP 회원국의 다양한 이익 등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중국이 빠진 TPP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4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TPP 서명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TPP로 인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중국이 아닌 미국이 21세기 무역질서의 규칙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대놓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속이 좁고 품격이 없는’ 지도자라며 인신 공격성 표현을 한 것도 이 대목에서였다.

신문은 “TPP의 국유기업 조항, 환경 기준, 노동 정책, 지식재산권 보호 등 많은 항목의 요구 수준이 미국과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기준으로 정해졌다”며 중국이 정책에서 소외된 상황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TPP가 아태지역에서 급속히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정부는 (중국 주도로 진행 중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을 연내에 마무리 짓고 다른 나라와 FTA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오바마#환추시보#t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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