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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용학 연세대 신임 총장 “생각하는 힘 평생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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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용학 연세대 신임 총장 “생각하는 힘 평생 갖춰야”

김도형기자 , 정동연 기자입력 2016-01-29 03:00수정 2016-0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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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걸맞은 인재 키울것”
다음 달 1일 취임하는 김용학 연세대 신임 총장이 27일 대학 본관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향후 대학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급변하는 사회와 극심한 취업난에 도전해야 한다는 명제 앞에 연세대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가시적 성과보다 미래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선임 나흘 만인 지난해 12월 21일 기자들과 만난 김용학 신임 연세대 총장(63·사회학과 교수)은 “고민과 중압감 때문에 잠을 못 이루겠다”고 했다. 내부에서마저 “우린 어차피 독과점 기업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명문 사립대를 이끌게 되었는데 무슨 큰 걱정이 있을까. 하지만 다음 달 1일 취임을 앞두고 27일 김 총장이 동아일보 단독 인터뷰에서 보여준 것은 대학이 곳곳에서 마주한 도전들에 맞서야 한다는 절박한 ‘위기감’이었다.

○ 시대에 뒤처진 대학의 ‘위기’

김 총장은 ‘100세 시대’와 ‘네트워크 사회’를 심각한 도전으로 보고 있었다. 2045년이면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뛰어넘을 것이라는데 현재의 신입생들은 그로부터도 50년을 더 살아가야 한다. 또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을 어떻게 연결하느냐, 즉 융합이 부가가치 생산의 핵심인 사회다. 그런데도 대학은 산업사회의 틀에 갇혀 변화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학생들이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이 그동안 초중고교와 똑같이 받아 적고 외우는 ‘적자생존’(적어야 산다)의 방식으로 교육해온 것이 더이상 유효할 수 없다는 반성이다.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10년 전 학부 대학장 시절 동료 교수 12명과 했던 실험 교육이다. 이 수업을 통해 ‘어떤 능력을 길러줄 것인가’ 하는 목표를 세우고 토론식 수업을 했다. 철학 수업에 ‘헤겔이 된장녀를 보면 어떻게 평가했을까?’ 같은 주제도 나왔다. 헤매던 학생들은 현 사회를 분석하라는 과제에 비로소 자신만의 학습을 시도하면서 반응했다. 학습량을 3분의 1로 줄여야 했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다.

김 총장은 “일단 학부생에게 연구비를 주면서 첫발을 뗄 것”이라고 했다. 올해 국제캠퍼스에서 서로 전공이 다른 학생 5명가량씩으로 구성된 100개 팀에 연 100만 원의 연구비를 주면서 각자 정한 과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교수법 변화와 관련해서는 에릭 머주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효과를 입증한 동료 교수법(Peer Instruction·학생이 학생을 지도)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 내 연구의 위기와 관련해서는 양적 평가 대신 질적 평가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세계적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질적 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우리 대학은 학과 단위에서 교수의 장기 연구계획을 받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세계 100위가 기적… 대학의 미래에 관심을”

새로운 방식으로 학생들을 길러내기만 하면 대학의 당면한 문제가 해결될까. 김 총장은 “극심한 취업난이라는 도전에 연세대도 예외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대학 졸업생들이 2000명, 3000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여객선(대기업)을 기다리면 됐지만 이제는 불행인지 행복인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뗏목을 만들어서 타야 한다”고 비유했다. 취업, 창업 등 진로 개척을 사회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총장은 “학교는 전국 최고 수준인 창업지원단을 통해, 그리고 해외기업 취업정보 제공을 통해 학생들을 돕겠지만 학생은 학생대로 학교에서 생활하는 동안 계속 진로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학처장을 지냈던 김 총장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가장 큰 입시제도에 대해서는 ‘예측 가능성’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생각하는 힘’에 초점을 맞춘 교육기조는 입시에서도 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장시간의 면접이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기에 가장 좋지만 대학은 모든 학생을 그렇게 평가할 여력이 없다”며 “여전히 논술 전형이 유의미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 그래도 책은 읽지 않느냐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전형이 진부해지면 안 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연세대 창의인재 전형으로 이른바 ‘곤충박사’ 학생이 합격하자 이듬해에 많은 학생이 비슷한 자기소개서를 내밀기도 하더라는 것이다. 또 최근 문제 유형이 단순해진 논술 출제방식에 대해서도 개선 방향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끝낼 무렵 김 총장은 “세계 대학평가에서 우리가 100위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는데 사실 여기까지 온 것이 기적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는 200위, 300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큰 압박”이라고 고백했다. 정원 한 명 마음대로 늘릴 수 없고 등록금 한 푼 올릴 수 없는 상태로 해외 대학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위기감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4년 동안 1도가 아니라 0.5도라도 근본적인 각도, 방향을 바꿔놓고 싶다”고 했다. 짧은 임기 동안 가시적인 성과에 목매기보다 먼 훗날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변화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다만, 대학 스스로 노력하는 만큼 사회에서도 ‘한국의 미래’라는 시각으로 대학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도형 dodo@donga.com·정동연 기자
#김용학#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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