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 노영민 건 흐지부지 처리하면 진짜 콩가루 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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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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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결재 단말기를 두고 자신의 시집을 산하 기관에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금태섭 변호사가 문 대표에게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당 대변인을 지낸 금 변호사는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노영민 의원 사건과 문 대표의 시험대’라는 글에서 이번 노영민 의원 사건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클)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려고 로스쿨 원장을 직접 만나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기남 의원 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회의원실 소속 직원들은 공무원이지 노영민 의원이 개인적으로 월급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다”며 “이것이 관용차와 공무원인 운전기사를 이용해서 자식들 등하교를 시키고 부인 쇼핑을 보내는 행위와 뭐가 다른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이번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정말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노영민 의원은 한 때 문재인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분이다. 이런 사건에서 흐지부지한 입장을 취한다면 정말 우리 당은 콩가루라는 말을 들어도 더 이상 항변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믿지만, 신기남 의원 사건 때 당의 비공개 회의에서 감싸주는 얘기들만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것이 절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면서 “그런 식이라면, 우리 당이 어떻게 ‘을’을 위한 당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도대체 야당은 왜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신기남 의원과 노영민 의원 건이 외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자기편에 대해서 철저하고 엄정한 모습을 보인다면 문 대표 개인으로서는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던 일의 진정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고, 우리 당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혁신 경쟁’의 시초가 될 수도 있다. 제발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노영민 의원은 지난 10월 30일 자신의 지역구(청주)에서 자신의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 발간 기념 북 콘서트를 열었다. 등단 시인인 노영민 의원의 시집에는 가족, 여행 등을 소재로 한 시 72편이 담겨 있다.

노영민 의원 측은 북 콘서트 후 국회 사무실에 출판사의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산하 기관에 수백만 원 어치의 책을 팔았다. 노영민 의원의 시집을 산 기관은 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산자위 산하 공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의원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좌진에게) 피감기관의 책 구입 대금을 모두 반환하라고 지시했고, 반환 조치됐다”며 “사무실에서 출판사의 카드결제 단말기로 책을 구입한 기관이 한 곳 있었지만 이미 오래전에 반환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사업장이 아닌 곳에 카드 결제 단말기를 설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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