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 강화에만 98억원 쏟아부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1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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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상급 마무리투수로 유일하게 FA 시장에 나온 손승락(사진)이 30일 롯데와 4년 60억원에 계약했다. 윤길현에 이어 손승락까지 영입해 롯데의 뒷문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DB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로 유일하게 FA 시장에 나온 손승락(사진)이 30일 롯데와 4년 60억원에 계약했다. 윤길현에 이어 손승락까지 영입해 롯데의 뒷문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DB
■ 손승락과 4년 총액 60억원 계약

윤길현 이어 손승락까지…불펜 보강 승부수
조원우 감독 “윤길현 필승조·손승락 마무리”


롯데가 승부수를 던졌다. 100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풀어 윤길현(32)에 이어 손승락(33)까지 영입했다. 이번 투자는 정대현(37)과 이승호(34)를 데려왔다 실패한 2011년의 반복이 될까, 아니면 ‘철옹성 불펜’ 구축의 신호탄이 될까.

롯데는 30일 손승락(전 넥센)과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발표했다. 4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연봉 7억원)이다. 이미 전날 윤길현(전 SK)을 4년 38억원(계약금 18억원·연봉 5억원)에 품은 롯데는 순식간에 최강 불펜의 초석을 놓았다.

이번 FA 시장에서 롯데는 철저히 계획적으로 움직였다. 이미 구색을 갖춘 야수진과 달리,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다. 또 선발 자원에 비해 불펜진의 노쇠화가 심각했다. 홍성민(26)과 이성민(25)을 제외하면 전원이 30대인 데다가 하락세가 뚜렷했다. FA 시장에서 오직 ‘불펜’만을 바라봤다.

롯데는 우선협상기간이 끝나자마자 윤길현을 품에 안았다. 불펜 ‘빅3’인 정우람, 손승락, 윤길현 중에서 1순위로 윤길현을 점찍었고, 29일 운영팀이 서울로 올라와 계약서에 도장을 받아냈다. 1차 목표를 달성한 뒤 손승락과도 교감을 나눴다. 다른 팀도 손승락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지만, 30일 오전 재차 서울로 올라와 사인을 받아냈다.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커진 정우람(한화와 4년 84억원 계약) 대신 가능하면 윤길현과 손승락을 모두 잡아보겠다는 계획이 맞아 떨어졌다.

물론 FA 투수에 대한 위험부담은 크다. 롯데는 2011년 말에도 불펜 강화를 위해 2명의 FA를 데려왔다. SK 왕조를 이끈 정대현(4년 36억원), 이승호(4년 24억원)에게 총 60억원을 베팅했으나,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이승호는 1년 만에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신생팀 NC의 특별지명을 받았다. 정대현은 4년간 161경기에서 13승7패7세이브37홀드, 방어율 2.96을 기록했으나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여전히 선수를 키우는 것보다는 돈을 쓰는 쪽이 즉각적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용부담은 있지만, 더 빠르고 현실적이다. 손승락은 구원왕을 3차례(2010·2013·2014년)나 차지한 KBO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다. 통산 382경기에서 30승35패177세이브5홀드, 방어율 3.68을 기록했다. 윤길현도 SK의 불펜왕국을 이끈 투수 중 한 명이다. 통산 495경기에서 34승27패28세이브89홀드, 방어율 3.96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마무리 경험도 쌓았다.

투자의 결과는 성공일까, 실패일까. 이제 공은 현장으로 넘어갔다. 조원우 감독은 “좋은 선수를 영입해준 데 따른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구단의 선물에 감사할 따름이다. 변수가 없다면 윤길현은 필승조, 손승락은 마무리로 뛸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과제도 생겼다. FA 보상규정에 따른 보호선수 명단 작성이 중요해졌다. 조 감독은 “투수 자원의 이탈을 막는 쪽으로 잘 고심해서 명단을 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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