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12월 12일 건국 후 최초로 여성 참여 지방선거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2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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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2일 1932년 사우디아라비아 건국 후 사상 최초로 여성참정권이 부여된 지방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이를 위한 선거운동이 29일 시작됐다. 피선거권이 보장된 여성이 후보로 나서는 것도, 여성 후보가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도 사우디 역사상 모두 최초라고 알자지라 등이 30일 보도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사우디 전체 지방의회 의원 3159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2106명이 선출된다. 나머지 3분의 1은 정부가 직접 지명한다.

사우디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입후보자 6140명 중 여성 후보자는 전체의 14%인 865명이다. 하지만 유권자 등록을 마친 여성은 13만6000명에 불과해 여성 후보자 비중보다도 훨씬 낮다. 이에 따라 여성 후보자의 당선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이는 여성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에 많은 제약이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알자지라는 평가했다. 우선 여성 후보자는 남성 유권자의 얼굴을 보며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오로지 남성 대변인을 통해서만 남성 유권자나 언론과 간접 소통할 수 있다.

이 같은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여성 후보들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우디 주요도시 제다에서 출마한 사회복지사 출신의 사미라 샤마트 씨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유권자와 소통하고 있다. 그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딸과 두 아들도 선거운동을 적극 돕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이 자동차 운전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남녀차별이 극심한 사우디에서 여성들의 선거 참여는 매우 이례적이다. 올해 1월 숨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전 국왕이 2011년 여성참정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뒤 약 4년 만에 이뤄진 것. 압둘라 전 국왕은 2013년 국왕의 최고 자문기구이자 국정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슈라위원회 위원 30명의 20%도 반드시 여성으로 채우게 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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