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근 논문 표절 논란에 지도교수 박석재 “내 불찰이다…유근이에게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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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25일 2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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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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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근 논문 표절 논란에 지도교수 박석재 “내 불찰이다…유근이에게 미안”

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가 송유근 군(17)이 제1 저자로 참여한 논문을 표절 문제로 철회한다고 밝힌 가운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총장 이은우)이 이에 대해 심층 검토하고 적절한 조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갑동 UST 학생처장과 송유근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KASI) 연구위원은 25일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UST 사이언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유근 군의 논문 표절 문제가 발생한 과정과 향후 계획, 학교 측의 대책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 연구위원은 “모든 일이 제 불찰에서 비롯됐다. 유근이에게 미안하다”며 “유근이가 더 훌륭한 논문을 써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천문학회 측은 송유근 군이 10월 10일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이 지도교수인 박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과 거의 동일하다며 논문 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천문학회는 “과학자들은 흔히 컨퍼런스 프러시딩을 피어리뷰(동료 심사) 저널에 기고하기 전 초안을 내는 용도로 사용한다”면서도 “이번 경우 2002년 책에 실린 내용과 2015년 송 군의 논문은 많이 겹친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박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은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에서 학술대회 발표 자료를 묶어 만든 책인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에 실려 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제가 발표한 2002년 논문과 송유근 학생이 발표한 논문을 펼쳐 놓고 보면 70%는 같은 내용”이라며 “하지만 이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한번 정리한 것으로 논문의 결론은 학술적 성과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을 이해하는데 제시된 방정식도 수치적으로는 풀릴 수 있는 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송유근 학생은 새로운 가정을 도입해 이 방정식의 수치 계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이어 “특히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는 전세계적으로 20여명에 불과하다”며 “최초 논문 게재가 결정된 것도 이를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논문 형식을 갖추는데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박 위원은 “자기표절(Self-Plagiarism) 로 지적된 논문은 제가 2002년 국내 학회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워크숍 발표문은 논문으로 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송유근 학생이 하루 빨리 조금 더 넓은 무대에서 능력을 발휘하길 바래 서두른 측면도 없지 않다”며 “모든 것은 저의 책임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졸업마저 연기된 만큼 더 좋은 논문 쓸 수 있도록 해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통과한 송유근 군은 이번 논문 철회로 박사학위 논문심사 청구에 필요한 졸업 자격을 상실한 것이 돼 내년 2월 박사학위 취득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8세에 대학에 입학해 화제가 된 송유근 군은 최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해 내년 2월 만 18세3개월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박사가 될 예정이었다.

박 처장은 송유근 군의 학위 취득과 관련해 논문 철회로 “학위수여 요건 중 하나인 ‘SCI급 국제저널에 1저자 논문 1편 이상 게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며 “내년 2월 박사학위 취득은 미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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