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칠푼이’라 불러서? 朴 대통령, YS 존경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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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25일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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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5일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서거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을 싸잡아 비난했다. 반면 자신이 혁신위원으로 활동했던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YS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조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언동에는 YS에 대한 존경이나 공감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국무회의 자리에서 YS를 위한 추모묵념부터 선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박 대통령의 이런 냉랭한 태도에 대해 “YS가 아버지의 ‘적’이었고, 게다가 자신을 대놓고 ‘칠푼이’라고 불러서 그런 것인가”라면서 “‘왕국’을 꿈꾸는 지도자에게 ‘민주공화국’을 지향하는 이는 모두 ‘역도’일 뿐이리라”라고 썼다. 박 대통령을 ‘왕정’, 김 전 대통령을 ‘민주’로 대비시켰다.

그러면서 “국정교과서를 통하여 아버지를 드높이려 했는데, 아버지에 대한 강력한 반대자 YS가 부각되는 현실도 싫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임을 자임하며 빈소에서 상주 노릇을 하고 있는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김무성, 서청원 등 새누리당 지도자들은 ‘YS 적자 코스프레’에 바쁘다. 박정희와 목숨을 걸고 싸운 YS를 따라 다니다가 이제 박근혜 품에 안긴 사람들의 처신은 역겹다”라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이어 “전두환과 노태우를 감옥에 넣은 YS 밑에 있다가 이제 전두환, 노태우의 사람들과 손을 잡은 행태 역시 꼴불견”이라며 “YS는 ‘공’과 ‘과’가 모두 뚜렷한 ‘모순적·복합적 정치인’이었다. 그 중 ‘과’만을 확대 계승하고 있으면서, ‘YS 적자’ 타령을 하다니, 가소롭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조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당 60주년 행사를 준비하던 시기 YS를 넣니 마니 하더니 이제 YS 추모 대열 전면에 나섰다”며 “잘한 일”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YS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노무현을 싫어했고 종종 무시하고 모욕했던 것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DJ와 노무현의 후예라면 YS의 손을 잡아야 한다. 새정치연합, YS의 ‘공’을 확대 계승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조 교수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렇게 총평했다.
“정치적 민주주의, 특히 대의민주주의를 중시하고 이를 위해 치열하게 투쟁했지만,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비전이나 식견이 매우 취약했다”며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가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YS는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지양’(Aufhebung)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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