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암호장비, 규정 어기고 자물쇠도 없이 보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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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파손되는 나무함에 넣어둔채 보안점검 한차례도 안해 관리부실

지난해 10월 A국가에서 발생한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암호장비 도난사고가 ‘관리 부실’에서 빚어졌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쉽게 파손되는 나무 상자에 담아 보관한 데다 보안점검을 한 차례도 하지 않는 등 유지관리에 대한 규정도 위반했다.

외교 소식통은 12일 “팩스용 암호장비인 NX-02R를 보안 규정과 달리 목제 보관함에 담았고 이 보관함을 잠금장치가 없는 목제 책장에 넣어 두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암호장비는 자물쇠가 있는 철제 보관함에 보관해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ADD 사무소에만 들어가면 책장을 열고 암호장비를 쉽게 뜯어갈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도난 사실을 알게 된 당시 목제 보관함이 뜯긴 상태였다고 한다. NX-02R는 보관함만 부수면 누구나 들고 옮길 수 있는 서류가방 크기의 기기다.

또 ADD는 NX-02R가 A국가에 배치된 이후 한 번도 보안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 소식통은 “NX-02R가 최초로 A국가에 배치된 이후 장비가 제대로 있는지에 대한 ADD 본부 차원의 보안점검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암호장비 관리책임자는 월 1회 장비점검을 해야 하지만 이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암호장비를 분실한 사실을 A국가에 제대로 알리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수사 협조를 받으려면 장비의 제원과 성능, 용도 등 민감한 사항을 노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숭호 shcho@donga.com·정성택 기자
#도난#암호장비#자물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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