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승객과 같은 대우를” 교황의 소탈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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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때 전세기 좌석 개조 사양… 승무원 모두에 직접 감사 인사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전세기에서도 평소와 다름없는 소탈한 행보로 승무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텍사스 지역신문인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은 7일 교황이 미국 방문 기간 중 이용했던 아메리칸항공 전세기 승무원들이 느낀 소감을 소개했다. 이들은 “인생이 바뀔 만한 경험을 했으며 강력한 영감을 받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교황이 내린 축복을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추억했다. 교황은 축복과 축성을 바라는 승무원들의 요청을 모두 들어주면서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요청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조지 그리핀 기장은 필라델피아 공항에 내릴 당시 교황에게 착륙을 축복해 달라고 빌었고, 교황은 축복을 내리면서 그에게 필라델피아 행사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교황은 귀국 직전에는 기내 승무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직접 감사의 뜻을 건네기도 했다.

아메리칸항공 기술 전문가인 톰 하워드 씨는 “교황은 어떠한 특별대우도 원하지 않았으며 비행기에 탄 모든 이들과 같은 대우를 받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또 “교황은 추가로 돈이 들 수 있는 전세기 개조도 바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교황의 전세기는 일등석에 커튼을 치고 교황청 깃발과 휘장만 추가로 달았을 뿐 아무런 개조도 하지 않았다. 전세기는 교황의 로마 귀국까지 함께한 뒤 곧바로 다른 노선에 투입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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