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배지’ 클릭 3주만에 안방 배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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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北훈장-서적등 1만점 판매… 국내반입 무방비
美-中-日-獨 등 해외서 특송… 세관, 내용물 북한産 여부 확인 힘들어

국내서 구입한 北잡지와 훈장 해외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북한 잡지 ‘천리마’(왼쪽)와 북한 훈장. 채널A 제공
국내서 구입한 北잡지와 훈장 해외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북한 잡지 ‘천리마’(왼쪽)와 북한 훈장. 채널A 제공
해외 경매사이트에 북한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배지는 물론이고 북한에서 발행된 잡지 같은 북한 관련 물품이 대거 매물로 나와 있지만 현행 통관 절차로는 국내에서의 구매와 배송을 막기 어려워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동아일보와 채널A의 취재 결과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는 1만 점 이상의 북한 물품이 판매를 위해 등록돼 있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를 기념하는 배지부터 북한의 훈장과 서적, 군복 등 다양한 북한 물품이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지에서 발송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반인이 간단한 인터넷 주문과 결제만으로 이 물품들을 국내로 반입하려 하면 통관 과정에서 이를 거를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취재진이 북한에서 만들어진 잡지와 훈장을 구입해 본 결과 3주가량의 시간이 걸렸을 뿐 아무 제한 없이 국내에서 물품들을 배송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배송받은 북한의 대중 잡지 ‘천리마’와 훈장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실제로 북한에서 만들어진 물품이 맞다고 감정했다.

현재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은 통일부의 승인 없이 북한에서 물품을 반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북한의 체제 선전 문구나 상징 표현 등이 담긴 물품은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간주돼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에도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의 책 등은 개인이 소장할 수 없는 특수 자료이기 때문에 세관 등에서 걸러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청 관계자는 “해외에서 특송되는 물품을 검사하는 X선으로는 내용물이 북한 물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박준회 채널A 기자
#김일성#배지#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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