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다문화사회 위해선 이민자 우대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준 김 美콜로라도주립대 교수 내한

“한국이 건강한 다문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내적 오리엔털리즘’을 극복해야 합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준 김 콜로라도주립대 인종학과 교수(사진)는 미국의 다문화사회 전문가다. 그가 ‘2015 다문화 가족 네트워크 대회’에 연사로 참가하기 위해 9일 한국을 방문했다. 이 대회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별관 3층에서 열린다.

김 교수는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사는 사회에서 사회의 기준을 다수자에 맞출 경우 ‘내적 오리엔털리즘’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내적 오리엔털리즘이란 인종과 민족, 성에 따라 노동 시장이 구획되고, 기회 구조가 불평등하게 자리 잡은 상태를 말한다. 즉, 국가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국민의 기준에 맞춘 사회 시스템으로 인해 이민자들이 차별받고, 삶의 기회가 제한되는 현상이다.

그는 “다문화 사회에서 사회의 문화를 규정하고 해석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은 많은 이들의 숙제”라면서 “다수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1964년 인종·민족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규정을 담은 미국 인권법과 이민자를 위한 이중 언어 교육, 학업에 있어 이민자에 대한 적극적 우대 조치 등을 통해 ‘내적 오리엔털리즘’을 극복해 왔다.

김 교수의 다문화 연구엔 그의 거주 배경과 학부 시절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민자 가족의 자녀로서 어린 시절부터 다문화사회를 경험했다. 이후 미국 내에서도 외국인의 비율이 높은 뉴욕에서 학부 시절을 보내며 다문화, 다인종, 인권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10일 열리는 ‘2015 다문화 가족 네트워크 대회’에는 김 교수 외에도 한국보다 앞서 다문화를 경험했던 국가의 학자들이 참가한다. 윙온 리 홍콩개방대 부총장은 싱가포르, 홍콩, 호주의 이민 정책을 소개한다. 크리스토퍼 윌리스 영국 런던대 명예교수는 세계적인 다문화 사회의 흐름 속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