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만루포’ 박병호, 홍성민에 2차례 굴욕 없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28일 2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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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타자 박병호. 스포츠동아DB
넥센 타자 박병호. 스포츠동아DB
두 번의 아픔은 없었다.

넥센과 롯데의 경기가 열린 28일 사직구장. 7회 김재현의 안타와 브래드 스나이더, 서건창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롯데 이종운 감독은 좌완투수 강영식을 내리고 우완사이드암 홍성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충분히 그럴 만한 투수교체였다.

이 감독의 머릿속에는 15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전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었다. 이날 롯데는 0-3으로 끌러가던 8회 손아섭이 한현희를 상대로 2점홈런을 때린 데 이어 9회 강민호가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역전2점아치를 쏘아 올리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마지막 9회말 수비. 롯데 정대현이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주자 이 감독은 홍성민을 급히 마운드에 올렸다. 홍성민은 이 감독이 전천후로 활용하는 가장 믿음직한 카드였다.

홍성민은 첫 타자 서건창을 희생번트 처리한 뒤, 스나이더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3번 유한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지만 뒤에는 무시무시한 타자가 버티고 섰다. ‘4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박병호였다. 7구째 가는 접전 끝에 3B-2S로 맞섰고, 회심의 8구를 던졌다. 128㎞의 포크볼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고, 박병호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홍성민은 두 팔을 벌려 환호했고, 롯데는 그렇게 1승을 챙겼다. 반면 넥센은 다 가져간 경기를 내주면서 지난 주(18~23일) 1승5패의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넥센은 이날도 좀처럼 안타를 뽑지 못했다. 롯데 선발 배장호 공략에 실패하며 3회까지 무안타로 꽁꽁 묶였다. 0-4로 뒤진 6회 3점을 따라붙으며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병호가 이날의 주인공을 그리고 있었다.

7회 박병호는 2사 만루에서 다시 홍성민과 맞닥뜨렸다. 그러나 두 번의 아픔은 없었다. 1B-0S에서 홍성민의 132㎞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공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 비거리 130m짜리 역전그랜드슬램으로 연결됐다. 시즌 46호 홈런. 스코어는 단숨에 7-4로 뒤집혔다.

사직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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