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에게 가장 섹시한 선수는?…‘애드 황’ 황재균 전성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4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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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디까지나 한 번 웃자고 쓴 글입니다.

프로야구 롯데 황재균(28)은 올해 올스타전 때 ‘섹*머신’이라는 낯 뜨거운 별명을 얻었습니다. 홈런 레이스 결승전에서 맞붙은 NC 테임즈(29)가 ‘황재균의 근육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답한 말입니다. 황재균은 사실 이전부터 광고주들에게는 ‘섹시한 존재’였습니다.

● ‘애드 황’ 전성시대


황재균이 2일 경기까지 중계방송에서 광고가 나오게 만든 건 모두 153번입니다. 황재균은 2아웃 이후 150번 타석에 들어서 총 98번 아웃으로 물러났습니다. 여기에 2아웃에서 도루 실패로 이닝을 끝낸 게 6번, 1아웃 때 병살타로는 6차례나 이닝을 끝냈습니다. 또 황재균 타석 앞에 상대 팀 감독이 투수를 바꾼 게 22번, 황재균이 타격하고 나서 투수를 바꾼 건 21번입니다. 이때마다 TV화면에는 광고가 나왔습니다.

올 시즌 홍성흔(38)이 부진하자 “홍성흔이 2아웃에 타석에 들어서면 곧 광고가 나온다”며 그에게 ‘애드(AD) 홍’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두산 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황재균에게 ‘애드 황’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는 게 더 사실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광고 송출 능력(?) 2위 삼성 나바로(28)가 140번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보면 애드 황재균의 지위는 굳건해 보입니다. 투수 교체 등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없다면 13번은 7회 초까지 광고를 책임질 수 있는 횟수입니다. 3위 넥센 박병호(29)는 나바로와 3개 적은 137번이었습니다.

● ‘덤’ 이상인 투수 교체

나바로와 박병호는 2아웃 상황에서 아웃되기 보다는 투수 교체 때문에 광고를 많이 틀 게 만들었습니다. 다만 상대 팀이 투수를 교체한 양상은 서로 다릅니다.

나바로는 자기 타석이 끝나면 투수가 바뀌는 일이 많았습니다. 나바로 타석 다음에 상대 팀에서 투수를 바꾼 건 34번(2위)이나 됐지만 나바로를 상대로 투수를 바꾼 건 14번(공동 38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문 26위 테임즈는 더 극단적이었습니다. 테임즈가 타석에서 물러난 뒤 투수를 바꾼 건 36번으로 1위였지만, 테임즈를 상대하라고 투수를 바꾼 건 7번(공동 91위)이 전부였습니다. 상대팀 감독들은 화면 밑에 ‘한 대 피우고 싶으시죠?’라는 광고가 나올 때가 돼서야 투수를 바꿨건 겁니다. 이미 실컷 얻어맞은 다음이었죠.

반대로 박병호는 바뀐 투수를 상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박병호 타석 앞에서 상대 팀이 투수를 바꾼 건 모두 31번(공동 3위)이었습니다. 박병호 타석이 끝난 뒤에는 8번(공동 82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투수 교체는 성공적이었을까요? 박병호는 바뀐 투수들을 상대로 타율 0.480, 5홈런, 13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역시나 ‘한 대…’가 나오는 상황으로 변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 개그는 개그일 뿐


야구에서 타자는 2아웃 상황만 골라 타석에 들어설 수가 없고, 홈런 1~3위 타자 앞뒤로 투수를 많이 바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당연히 광고 송출 능력 같은 게 타자들에게 있다고 믿는 분도 없을 겁니다. 개그는 어디까지나 개그인 거죠. 그래도 롯데 팬들에게 팁을 하나 주자면, 야구장에서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셔 화장실이 급할 때는 황재균 타석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제일 좋은 타이밍일지 모릅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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