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에게는 공포의 목요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1일 05시 45분


코멘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위원장 조영증)가 30일 축구회관 다목적회의실에서 2015 K리그 심판 운영과 상반기 판정 현황을 설명하는 ‘Talk about Referee’를 개최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위원장 조영증)가 30일 축구회관 다목적회의실에서 2015 K리그 심판 운영과 상반기 판정 현황을 설명하는 ‘Talk about Referee’를 개최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매주 목요일, 전 경기 판정에 대한 평가 메일 수신
모든 경기 심판들의 판정 평가 평균과 자신의 평점만 공개
잘한 부분, 못한 부분에 대해 세세히 코멘트 전달


프로축구심판들에게 목요일은 달갑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주말을 앞두고 한껏 흥이 나는 목요일이지만, 심판들에게는 공포와도 같다. 지난 경기에서 내린 판정에 대한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K리그 경기마다 1명의 주심과 2명의 부심이 심판을 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 2~3일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심판을 배정하고, 하루 전에 권역만 통보한다. 그리고 당일에서야 배정경기를 각 심판들에게 통보한다.

승부 조작 등 불법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철두철미하게 심판을 배정하고, 심판들은 이에 따른다. 대부분 본업이 따로 있어 축구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으로 심판을 지원한다.

이렇게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경기를 뛰면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목요일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연맹에서는 경기 1~2일 후 분석위원을 통해 영상을 분석 및 평가한 뒤, 평가회의를 진행해 매 경기의 심판 평점을 산출한다. 그리고 본인에게 메일로 알린다. 이날이 바로 목요일이다.

메일에는 같은 날 치러진 타 경기에 대한 전체 심판들의 판정 평점과 자신의 평점이 담겨 있다. 다른 심판들의 평점은 공개하지 않지만, 전체 평균이 있기에 자신의 평점이 어느 선인지 가늠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행해진 판정에 대해 잘한 부분과 못한 부분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인다. 심판들에게는 성적표와도 같은 메일이다. 이는 앞으로 시행될 심판 승강제에도 영향을 끼친다.

클래식(1부리그)에서 부심으로 뛰고 있는 김성일 심판은 “일단 경기를 끝내고나면 성취감이 크지만, 목요일이 가까워질수록 내가 그날 경기에서 내린 판정을 곱씹어본다. 칭찬이 있으면 기분은 좋지만, 주의나 지적이 많다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다음 경기에 대한 대비를 더욱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