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나 굶어 화가 나” 운행중인 차량에 벽돌 투척한 50대 男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1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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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8시 20분 광주 북구 오치동 한 마트 앞 도로. 서모 씨(56)가 마트 앞에 놓인 벽돌 10개를 도로 바닥에 던지며 몸을 풀었다. 그는 이후 운행 중이던 차량 2m 앞까지 다가가 조수석에 벽돌 힘껏 투척했다. 난데없는 ‘벽돌 날벼락’은 5분 동안 승용차 3대, 택시 2대, 승합차 1대 등 차량 6대에 이어져 57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서 씨의 벽돌 투척으로 김모 씨(30·여)는 ‘취업을 축하 한다’며 1주일 전 부모가 사준 외제 승용차가 파손됐다. 승합차 운전자 배모 씨(34)는 납품업체에 물건을 배달한 후 회사로 돌아가다 봉변을 당했다. 벽돌 투척을 멀리서 지켜본 다른 운전자들은 차량 운행을 멈춘 채 서 씨가 서 있는 곳을 지나가지 못했다. 승합차 운전자 배 씨가 서 씨를 인근 경찰서로 끌고 가면서야 상황이 종료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31일 벽돌을 던져 차량을 파손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 위반)로 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 씨는 경찰에서 “5일 동안 굶어 배가 고파 죽겠는데 운전자들이 차량을 몰고 놀러 다니는 것 같아 화가 났다”며 “끼니를 거르지 않는 교도소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벽돌 투척 연습을 해 백발백중시켰다. 벽돌투척을 예술가 고 백남준 씨의 퍼포먼스처럼 이해해 달라”며 황당한 주장까지 했다. 서 씨의 행동으로 애꿎은 택시 기사와 배달사원 등은 차량 수리비용을 자신이 물어야 할 처지가 됐다. 서 씨는 지난해 8월 시내버스에 돌을 던져 구속된 후 법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16일 출소한 뒤 주행차량에 쓰레기를 투척하는 등 소란을 피워 현행범으로 연행되기도 했다.

광주=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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