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강도 알고보니… 서울대 출신 전직교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2년간 서울지역 중학교사 재직
검거땐 高卒 진술… “차마 부끄러워”

20일 발생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의 피의자(사진)가 명문대를 나온 교사 출신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최모 씨(53)는 자신이 1981년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했으며 1988년 2월 졸업 후 1990년까지 약 2년간 강북구의 한 중학교 교사로 재직했다고 진술했다.

검거 당시 최 씨는 최종 학력을 은평구에 있는 모 고교 졸업이라고 진술해 경찰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에 대해 최 씨는 “경찰 조사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학력을 밝힐 기회가 있었지만 차마 부끄러워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 위해 일찍 교직을 그만뒀으며 이후 한동안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하다 1999년 부도가 난 후 퀵서비스 일을 해왔다고 진술했다. 최 씨는 20일 낮 12시 20분경 잠원동 새마을금고에 들어가 플라스틱 재질의 장난감 총으로 직원과 고객들을 위협해 240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새마을금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범행 6일 만인 26일 강남구 수서동 지인 집에 머무르던 최 씨를 붙잡았다.

그는 아들이 진 빚 3000만 원과 자신이 지인에게 빌린 5000만 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 씨가 훔친 2400만 원 중 2000여만 원은 지인에게 송금했고 나머지는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탕진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가 카지노와 경마장을 월 2, 3차례 출입했다고 진술한 점을 고려할 때 생활고보다는 도박벽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