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글로벌 시장 또다시 요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상하이 주가 연일 하락

중국 증시 ‘급락 쇼크’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감속(減速) 성장’ 우려 등으로 중국 증시가 다시 요동치면서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도 먹구름이 짙어졌다. 오랫동안 제기돼온 중국 당국의 통계조작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관제 증시’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중국 증시가 추가 폭락해 글로벌 시장에 2차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 ‘널뛰기’ 중국 증시

2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2.56포인트(1.68%) 하락한 3,663.00으로 마감했다. 전날 8% 이상 폭락했던 상하이지수는 이날도 장중 한때 5% 이상 급락했다가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 의지를 보이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한국의 코스피는 장중 한때 2,010 선까지 밀렸다가 중국 증시 폭락세가 진정되자 보합세(0.01%)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0.1%)도 소폭 하락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이날 증시 안정화를 위해 주식 매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런민은행은 500억 위안(약 9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도 중국 증시가 ‘널뛰기 장세’를 보인 데다 당국의 부양책 약발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중국 증시의 불안은 국제 원자재 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6% 하락해 3월 20일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고 구리 가격도 1.5% 넘게 떨어졌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둔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반면 연일 추락하던 금값은 중국 리스크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모처럼 1% 반등했다.

일각에서는 중국발 쇼크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가는 “중국 우려가 미국 경제회복의 순풍을 희석시키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불투명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내년으로 연기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도 많다”고 말했다.

○ ‘추가 폭락’ 비관론 잇달아

이번 중국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경제지표 부진, 기업실적 악화 등이 꼽힌다. 하지만 ‘금융 공산주의’라고 불릴 만큼 정부가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해 중국 증시를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로 만든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다 수년째 제기돼온 통계조작 우려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이 올해 1, 2분기에 달성한 경제성장률 7.0%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국 정부가 증시 방어를 위해 인위적인 시장 간섭에 나서면서 중국 증시의 효율성과 신뢰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주가가 급락했다고 정부가 발권력을 동원하고 거래를 정지하는 건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데다 중국 증시의 반등세를 이끌 만한 요인이 없어 추가 증시 급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톰 드마크 드마크애널리틱스 대표는 “최근 중국 증시는 1929년 대공황 때 병적인 희열과 공황이 반복된 미국 증시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상하이증시가 앞으로 3주간 14% 추가 하락해 3,200 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위안화가 추세적으로 약세로 돌아서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중국 증시에서 본격적으로 이탈해 급락세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들은 333억 위안(약 6조 원) 규모의 상하이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은택 SK증권 투자전략가는 “최근 신흥국 통화가 약세인데 위안화의 변동성이 작은 것은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인위적인 환율 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환율 방어를 못해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외국인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주애진 기자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