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민-임재서 “핸드볼 하기를 정말 잘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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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J선수권 대표팀 김기민-임재서, 2년전 좌절 딛고 8년만의 16강 수훈

21세 이하 남자 주니어 핸드볼 대표팀의 김기민(원광대·왼쪽) 임재서(한국체대). 우베라바=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1세 이하 남자 주니어 핸드볼 대표팀의 김기민(원광대·왼쪽) 임재서(한국체대). 우베라바=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년 전에는 핸드볼을 하기 싫었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핸드볼 하기를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1세 이하 한국 남자 주니어 핸드볼 대표팀이 27일 브라질 우베라바에서 열린 세계남자주니어(U-21)선수권대회 조별리그 C조 5차전에서 알제리를 32-26으로 제압하고 조 3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대표팀의 김기민(21·원광대)과 임재서(21·한국체대)는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강원도 삼척 출신인 임재서와 제주도 출신인 김기민은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서 처음 만났다. 둘은 당시 자신들보다 한두 살 많은 형들과 함께 출전한 보스니아 세계남자주니어대회에서 16강 탈락이라는 좌절을 맛봤다. 임재서는 “그때는 훈련량도 많았고 준비를 잘했던 대회였는데 성적이 좋지 않아 평생 처음으로 핸드볼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년 전 아픔은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고의 경기로 꼽히는 덴마크전(27-28 한국 패)에서 한국이 올린 득점 중 절반 가까이를 임재서(7골)와 김기민(8골)이 합작했다. 센터백인 임재서는 속공 때마다 왼쪽 윙 김기민에게 정확하고 빠른 패스를 전달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줬다. 김기민은 “시야가 넓고 센스가 있는 재서와 함께 뛸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이라며 “결정적인 순간 자연스럽게 재서의 눈을 보게 될 정도로 믿음이 크다”고 말했다. 임재서는 “덴마크 같은 유럽의 강팀은 늘 무섭고 두려웠는데 이번 조별리그 덴마크전에서 기민이의 플레이를 보고 ‘해볼 만하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둘은 서로를 통해 자신의 단점도 보완하고 있다. 임재서는 김기민의 수비 능력을 보며 공격만 하는 반쪽 선수는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김기민은 임재서의 리더십과 투지를 배우고 있다.

2007년 이후 8년 만에 16강에 오른 한국은 D조 2위 이집트와 29일 8강행을 놓고 맞붙는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1989년의 9위다.

우베라바(브라질)=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기민#임재서#핸드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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