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몸’ 만들었는데 노출 신 쓸데없이 안 넣겠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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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사와 재벌 상속남.

배우 주지훈(33)은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캐릭터를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소화하고 있다.

21일 개봉한 영화 ‘간신’에서 그는 “천년의 쾌락을 하루에 맛보게 해주겠다”고 팔도 여인을 끌어모아 연산군의 비위를 맞추는 간신 임숭재를 맡았다. 27일 시작한 SBS 수목 드라마 ‘가면’에선 1인 2역을 연기하는 수애의 상대역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재벌 상속남으로 나온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주지훈은 “두 캐릭터 다 나와 100% 맞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간신’은 민규동 감독이 하자고 해서 마치 홀린 듯이 대본도 보지 않고 ‘예’라고 대답했고, ‘가면’은 애누님(수애)이 출연한다고 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2006년 드라마 ‘궁’으로 데뷔해 올해 10년차 배우인 주지훈의 속내를 들어봤다.

-민 감독과는 ‘서양골동양과자점’(2008), ‘결혼전야’(2013) 등을 같이 해 인연이 깊다.

“잔인한 감독이다. ‘간신’에서 주인공이자 화자 역할까지 해야 해서 대사가 매우 많았다. 뮤지컬을 해서 사극 발성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민 감독이 요구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민 감독에게 ‘이건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된다며 무조건 하라고 했다. 내가 성격이 센 배우가 아니어서 하라면 하는데(웃음) 노력하니까 되더라. 이번 작품으로 내 연기의 틀이 깨진 느낌이다.”

-간신에서 비열하면서도 감정을 쏟아내는 연기를 잘 했다고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다.

“뮤지컬 ‘돈주앙’ 때부터 쏟아내는 격정적 연기에 눈을 뜬 거 같다. 요즘 영화계에서 그런 연기를 요구하는 작품이 많다. ‘가면’은 ‘멜로’이긴 한데 그냥 멜로가 아니라 밀도 높은 격정 멜로다.”

-노출 신이 많은 ‘간신’에서 정작 당신은 딱 한 번 뒷모습 노출신이 나오는데.

“전작인 ‘좋은 친구들’을 위해 13kg을 찌운 터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7개월에 걸쳐 ‘몸’을 만들었다. 민 감독이 살짝만 보여주고 말았다. 몸 만든 게 아까워 드라마 ‘가면’에서 써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부성철 PD도 ‘너만 괜찮으면 노출 신 쓸데없이 안 넣겠다’고 해서 결국 못써먹게 됐다.(웃음)”

-이제 30대 중반이다. 연기자로서 어떤가.

“내가 전형적으로 생긴 얼굴이 아니어서 데뷔는 힘들었지만 연기자로서의 쓰임새는 많다고 생각한다. 돈 주고 나를 캐스팅한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는데 ‘재, 왜 저러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설탕으로 짠맛을 내려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고 한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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