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80여년 시행착오 겪으며 문화 교류… 한류 정착하려면 우선 현지문화 존중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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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론 디반 영국문화원 CEO

“한국의 젊은 교수들 중에는 영국문화원을 거쳐 영국에서 공부한 분들이 많더군요. 오늘 영국문화원 교실에 앉아있는 그 누군가가 이곳을 교두보 삼아 20년 후에는 전 세계와 교류하는 한국의 리더가 될지도 모릅니다.”

키아론 디반 영국문화원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올해 1월 취임한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방한한 디반 CEO는 전 세계 110개국에 위치한 영국문화원 사무소 중에서도 한국, 중국을 동아시아 지역 첫 번째 방문 국가로 택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영국문화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1973년에 한국에 영국문화원이 설립된 이후 오랫동안 교류해온 만큼 한국은 영국의 국제 교류 방면에서 중요한 국가”라며 “동아시아 지역 중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81년의 문화원 역사를 이어온 만큼 문화 강국이다. 이런 영국도 한류를 보면서 영국문화원이 추구하는 ‘소프트 파워’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한국문화원이 한류 전파를 위해 해야 할 일을 묻자 디반 CEO는 “상호 간의 존중이 없다면 문화원의 활동은 선전, 선동 마케팅으로 인식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작은 첫걸음으로 현지 뮤지션과 한국 뮤지션이 함께 활동하는 장을 만들어주는 등 교류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문화원이라는 존재 증명을 위해 조급증을 갖거나 너무 유행만 좇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유행과는 무관하게 꾸준함을 고집해야 한다”며 몇 년 전 영국문화원에서 추진했던 기후변화 관련 활동을 시행착오의 예로 들었다. 디반 CEO는 “문화원이 잘할 수 있는 분야, 장기적으로 문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돈을 들인 만큼 성과가 없었다. 문화원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한류#키아론 디반#영국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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