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라서 더욱 특별한 지명타자 활용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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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에서 지명타자 자리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 이승엽, NC 이호준, 두산 홍성흔처럼 베테랑 강타자가 홀로 전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왜냐하면 KIA는 지명타자 포지션을 어떻게 교통정리 하느냐에 따라 타선 라인업 자체가 변동하기 때문이다.

KIA에 지명타자를 맡을 수 있는 타자는 최희섭(36), 이범호(34), 나지완(30) 등 3명에 달한다. KIA 김기태 감독은 개막 이후 18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던 사정을 배려해 주로 최희섭에게 지명타자를 맡겼다. 그러나 아무래도 나이와 부상 전력을 고려할 때 최희섭은 주기적으로 휴식을 줘야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형의 타자다. 게다가 외야수로 출전하는 나지완이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다. 4번타자 나지완의 부진은 곧 KIA 타선 전체의 동맥경화를 의미한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나지완이 외야 수비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래서 KIA는 23일 광주 롯데전에 나지완을 4번 지명타자로 기용했는데 공교롭게도 멀티히트가 나왔다.

그러나 김 감독은 24일 잠실 두산전에 나지완을 다시 외야로 돌려야 했다. 3루수 이범호의 체력 손실을 염려해 지명타자로 넣은 것이다. 신종길에 이어 김주찬까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KIA 외야는 대졸루키 김호령을 기용할 정도로 층이 얇아졌다. 나지완이 외야수로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심지어 상황에 따라 1루수 브렛 필까지 외야로 나가야 되는 상황이다.

결국 KIA로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지명타자를 타자들이 나눠서 치는 그림이다. 향후 김 감독이 최희섭의 1루수 출장을 조금씩 늘릴 생각을 갖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최희섭의 몸 상태를 살펴야 하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최희섭이 1루수로 나가면, 나지완의 지명타자 비율을 늘릴 수 있어 공수에서 플러스가 발생한다. 잘 치는 타자가 한정돼 있는 KIA는 결국 가지고 있는 인력풀을 최대한 가용할 수 있는 멀티포지션 여부에 사활이 걸린 셈이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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