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의 자존심이 담긴 한 방, 롯데 3연승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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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31일 2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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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재균. 스포츠동아DB
롯데 황재균. 스포츠동아DB
황재균, 앞타자 아두치 고의4구로 거르자 곧바로 3점포로 응수
4-1로 앞서던 롯데의 승리에 쐐기 박는 천금포
‘이종운호’ 롯데, 기분 좋은 개막 3연승…LG는 개막 3연패

사나이의 자존심이 담긴 공 하나가 잠실구장 하늘을 갈랐다.

롯데 황재균(28)이 2연속경기 홈런과 함께 팀의 시즌 세 번째 승리를 앞장서 이끌었다. 황재균은 31일 잠실 LG전에서 4-1로 앞선 6회 2사 1·2루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시즌 2호 3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팀과 스스로의 자존심을 모두 지킨 한 방이었다.

5회초 4점을 뽑으면서 4-1로 앞서가던 롯데는 6회초 2사 후 문규현의 2루타로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때 LG 투수 김지용과 포수 최경철 배터리는 다음 타자 짐 아두치를 고의4구로 거르는 쪽을 택했다. 공수에서 펄펄 날고 있는 아두치 대신 비어 있는 1루를 채우고 바로 다음 타자인 황재균과 승부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히려 롯데에 유리한 선택이 됐다. 황재균은 개막과 동시에 타격감에 한껏 물이 올라 있던 상황. 이미 개막 첫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2차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한 뒤였다.

아니나 다를까. 타석에 선 황재균은 볼카운트 1B-0S에서 LG 김지용의 2구째 직구(142㎞)가 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는 쭉쭉 뻗어 잠실구장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아두치의 고의4구를 지켜봤던 황재균의 한 방이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황재균은 이날도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2득점으로 3연속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시즌 7타점으로 이 부문 1위로도 올라섰다.

황재균은 경기 후 “내가 못 쳐도 뒤에서 (손)아섭이가 쳐줄 거라는 생각에 마음 편하게 승부에 집중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겨우내 장타력을 늘리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신경을 많이 썼다.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일단 스타트는 좋다. 그러나 이제 겨우 세 경기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는 황재균의 홈런과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6이닝 5안타 1볼넷 4삼진 1실점 호투를 앞세워 7-1로 8회 강우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기분 좋은 개막 3연승이다. 아울러 2014년 5월 6일 사직 두산전 이후 이어진 화요일 경기 16연패를 끊었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공격, 수비, 주루 모두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정말 잘해줬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흐뭇해했다. 반면 광주 원정 2연전에서 모두 패하고 돌아온 LG는 홈 개막전에서도 승리를 신고하지 못해 개막 3연패로 최하위로 처졌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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