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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식민지화는 만행” 외친 日의 양심 군국주의 회귀 아베정권에 경종 울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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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식민지화는 만행” 외친 日의 양심 군국주의 회귀 아베정권에 경종 울릴것

배극인 특파원 입력 2015-03-06 03:00수정 2015-03-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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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독립선언 유학생 변론’ 日 후세 변호사의 삶 영화화한 이케다씨
식민지 시대 조선인들을 변호하다 세상을 떠난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쓰지 변호사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를 제작한 이케다 히로오 감독.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미국이나 유럽이 일본에 강요한 불평등조약보다 더 심한 일조(日朝)수호조약을 무력으로 압박해 강요하고 조선을 식민지화한 일본의 행동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다. 민족의 존엄을 지키려고 일본 관헌과 싸우는 조선 학생들의 자세는 절대로 옳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끌려온 한국인들을 앞에 놓고 일본 재판부를 호되게 꾸짖었던 이 사람은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 변호사였다. 주인공은 후세 다쓰지(布施辰治·1890∼1953).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체포된 한국인 유학생 9명을 위해 그는 법정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대변했다. 당시 일본에 있던 600여 한국인 유학생의 쾌거는 3·1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

후세 변호사는 해방된 조선의 친구들에게 바친다며 1946년 ‘국민주권, 대통령제, 비무장 평화주의’를 뼈대로 하는 ‘조선건국 헌법초안’을 작성하기도 했다. 일본은 조선인들을 변호하던 그에게 1945년 패전 전까지 세 차례 변호사 자격을 박탈했고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를 걸어 두 차례 감옥에 가뒀다.

한국 정부는 그의 사후 51년 만인 2004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일본인으로서는 최초였다.

한국에도 일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고인의 삶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든 일본인 영화감독 이케다 히로오(池田博穗) 씨. 2010년 고인의 일대기인 영화 ‘변호사 후세 다쓰지’를 제작해 전국에서 상영해왔다. 그를 지난달 27일 도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올해는 한일 수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이지만 이케다 감독의 표정은 착잡했다. “지금까지 전국 200여 곳에서 영화를 상영했지만 아쉬움이 적지 않다. 영화를 완성하고 본격적으로 상영하려 할 때 동일본 대지진이 터졌다. 후세 변호사가 태어난 미야기(宮城) 현 이시노마키(石卷) 시가 특히 지진으로 많은 타격을 입었다. 영화에 직접 출연했던 주민들도 목숨을 많이 잃었다. 고인의 삶을 다룬 영화인 만큼 고인이 나고 자란 고향분들이 많이 볼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의 재앙으로 여의치 않았다.”

그는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반응이 뜨겁다. 고인의 삶을 처음 접하고 이렇게 양심적인 일본인이 있었다는 사실에 다들 놀란다”며 “아무래도 젊은 세대보다는 나이 든 세대가 더 공감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면서 새삼 고인의 삶에 존경심을 더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훌륭한 사람’이라는 표현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다. 너무도 인간적인 변호사였다. 1920년엔 ‘법정에서 사회로’라는 개인 잡지까지 발간해 약한 사람의 처지에서 조선인 차별, 누명 사건, 재벌 횡포 등의 사건만 맡겠다고 공언하는 자기 약속을 싣기도 했다. 평생 약자를 위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생활고에 시달렸다. 지금 60, 70대 인권변호사의 상당수는 후세 변호사의 일대기를 읽고 진로를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고인의 삶을 다룬 영화가 막상 한국에서 별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아쉬워했다.

“한국에서도 몇 번 영화를 상영했지만 관심이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달에 영화를 일본어 한국어 영어 등 3개 언어로 더빙해 DVD로 제작했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고인의 정신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요즘이야말로 그의 정신을 다시 살려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지금 군국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듯한 한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지 않나.”

그가 만든 영화 마지막 부분에는 고인의 고향인 이시노마키에 인접한 오나가와(女川)의 한 중학교에서 후세 변호사를 소재로 어린이들이 연극 공연을 하는 장면이 있다. 일본의 미래 세대가 후세 변호사의 정신을 기억하고 잊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감독의 소망을 담은 컷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이케다#2·8독립선언 유학생 변론#변호사 후세 다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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