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산악인들 ‘배설물’에…몸살 앓는 에베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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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4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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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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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산악인들의 배변 때문에 재앙에 가까운 몸살을 앓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도전하는 산악인들은 보통 눈 속에 구멍을 파고 일을 보는 데 이 때문에 해마다 등산철이 끝나고 나면 대량의 대소변이 눈 속에 남겨진 다는 것이다. 에베레스트의 주요 등산철은 3월부터 5월까지 2개월 사이인데, 보통 매년 약 700명의 산악인들이 등정한다.

특히 오염이 심각한 곳은 해발 5297~8849m 사이에 설치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주변이다. 등산인들은 캠프 네 곳에서 수주일간 적응훈련을 하는데, 캠프에는 텐트, 필수 장비, 보급품 등이 갖춰져 있지만 화장실 설비는 없다.

네팔등산협회 앙 츠헤링 회장은 “산악인들이 보통 눈 속에 구멍을 파 화장실 대용으로 쓰고는 거기에 배설물을 남겨놓고 가버리는데, 수년간 버린 배설물이 캠프 주위에 무더기로 쌓여 있다”고 말했다. 일부 등산객들은 1회용 배설물 처리 주머니를 사용하지만, 이 역시 캠프 주변에 그대로 버려두면 환경을 파괴하긴 마찬가지다.

2008년부터 ‘에베레스트 청소 등반대’를 운영해 오고 있는 셀파 다와 스티븐은 “일부 등산객들은 1회용 배설물 처리 주머니를 빈번히 사용하지만, 이는 위생에도 좋지 않아 사용하지 않도록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네팔 정부는 한 등산객이 등정길에서 버릴 수 있는 폐기물 추정량 8㎏을 담을 주머니를 각자에게 나눠주고 하산 시 갖고 내려오도록 하는 새 규정을 만들었다.

에베레스는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셀파 첸징이 1953년 처음으로 오른 뒤 지금까지 4000여 명이 등정했다. 하지만 이는 정상에 도달한 산악인 숫자이며, 실제론 한번의 등정을 위해 짐꾼, 요리사 등 수많은 지원인력이 따라 온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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