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코 푼 휴지도 분리 배출 하라는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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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활용정책’에 누리꾼 반발
朴시장 “벌칙 강화” 논란에 부채질… 市 뒤늦게 “종량제 봉투 배출” 사과

지난달 27일 오전 한 누리꾼(@soo***)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트위터(@wonsoonpark)에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요? 티백 포장 종이며, 코 푼 휴지를 재활용 업체에서는 무슨 수로 재활용하며, 여성용품 쓰레기를 비닐에 안 싸서 그냥 버리라는 건지? 이 정도면 인권 침해 수준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전날 서울시가 발표한 ‘2017년 생활쓰레기 직매립 제로 달성 대책(사진)’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책에 따르면 사용한 휴지, 티백 포장지, 종이 부스러기, 1회용 비닐봉투, 1회용 비닐장갑 등 사실상 모든 종이류와 비닐류를 분리 배출해야 한다.

누리꾼들은 “코 푼 휴지나 화장실 용변 닦은 휴지도 재활용품이냐”며 “1회용 비닐봉투, 장갑까지 다 분리 배출하면 애완견 배변 봉투나 다 쓴 여성용품을 담은 오염된 비닐도 재활용 대상인 셈”이라며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트위터에 올린 박 시장의 답변이었다. 박 시장은 누리꾼의 항의에 별다른 설명 없이 “벌칙 강화할 생각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해당 누리꾼은 “아니, 홍보도 안 됐고 수거함 같은 것도 설치가 안 됐는데 다짜고짜 벌칙을 강화하다니요”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이인근 서울시 자원순환과장(@lk95171)은 1일 트위터를 통해 “코 푼 휴지나 여성용품 쓰레기 등은 분리수거 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는 것이 맞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3일 수정된 방침을 담은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여전히 트위터에 관련 글을 올리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당시 박 시장이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상황에서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 같다”며 “추후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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