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현역의원이 대통령 정무특보? 전 세계에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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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3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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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의원 3명(주호영·김재원·윤상현)을 정무특보로 임명한 것에 대해 “국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것으로 이런 경우가 전 세계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명예교수는 2일 오후 T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현직 의원이 (대통령) 특보를 한 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도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판결을 하지 않았느냐”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대통령 특보 하라고 하니까 ‘성은이 망극하다’는 식으로 달려가서 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삼권분립의 하나의 축인데 (행정부 수반이 대통령 특보를 한다는 것은) 우습지 않냐”면서 “임명하는 사람도 그렇고, 그냥 따라가는 의원도 상식적이 않다”고 질타했다.

이 명예교수는 “당 내 선출직으로 정당성이 있는 지도부(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를 두고 몇몇 의원을 통해 소통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개인 의견을 전하는 것인지, 당의 의견을 전하는 것인지, 국회의 의견을 전하는 것인지, 도무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갈수록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고,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에 특보로 선택된 사람들은 독배를 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로 그는 “하다가 그만둬도 이상한 것이고, 청와대 왔다갔다 해봤자 거기에 대한 눈길이 따갑고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정부를 견제·감시하는 헌법기관 이므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이기에) 임무가 상충하는 대통령 정무특보는 (현역 의원이) 맡을 수 없는 직책이기에 국회의원이냐 정무특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다른 직책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그게 맞는다고 본다”고 뜻을 같이 했다.

이병기 비서실장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각 수석실의 업무보고를 받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보여줘는 안 될 모습을 보여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래 대통령 비서실은 언론에 공개하는 게 아니다”며 “대통령이 그야말로 모든 이야기를 하고, 의논도 하고 그런 곳이 비서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또 하나는 수석 비서들은 대통령의 비서이지 비서실장의 비서가 아니다”며 “비서실장에게 업무를 보고할 것 같으면 수석비서들은 대통령하고 만날 일도 없고, 비서실장한테 보고하는 일종의 수직관계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나. 그러면 비서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이 강단 있게 직언과 쓴 소리를 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이병기 실장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대통령이 도대체 그게 안 된다”며 “어렵다고 본다. 누가 해도 마찬가지”라고 일축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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