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망탕 찍어 산림자원 줄어” 北김정은, 이례적 자아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7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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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식량과 땔감을 해결한다고 하면서 나무를 망탕(되는 대로 마구) 찍은 데다 산불방지 대책도 바로 세우지 못해 귀중한 산림자원이 많이 줄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27일 이례적으로 북한의 고질적인 산림 황폐화 문제를 거론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북한의 식수절(3월 2일)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김정은 담화를 1, 2면 전면에 실었다. 북한의 당 기관지가 내부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아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정은은 “나무를 마구 찍는 것은 역적 행위나 같고 후대들에게 벌거숭이산, 흙산을 넘겨줘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고난의 행군 후과(나쁜 결과)를 가시고 후대(후손)들에게 만년대계의 재부를 물려주기 위한 산림복구에서 승리를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 양묘장 선설, 산불방지 대책 수립 등을 지시했다.

이는 북한 정권이 산림 황폐화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90년 820만1000ha였던 북한 산림은 2011년 554만 ha로 줄었다. 이 기간 동안 32.4%의 북한 산림이 사라진 셈이다. 남북대화가 시작되면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북한 산림 복구 등 남북간 산림협력 카드를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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