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모르는 수원 DNA’ 우라와 격파의 진짜 가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27일 06시 40분


레오. 스포츠동아DB
레오. 스포츠동아DB
정성룡 부상 등 가용자원 부족 불구
팀워크 하나로 종료직전 역전 승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삼성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10분 오범석의 동점골과 종료 직전 레오(사진)의 결승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의 의미는 컸다. 무엇보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K리그 4개 팀 가운데 유일한 승리였다. K리그 클래식 챔피언 전북현대는 경기 주도권을 쥐고도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비겼고, FA컵 우승팀 성남FC는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 맥없이 1-2로 무너졌다. FC서울 역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원정에서 0-1로 석패했다.

또한 ‘우라와 격파’에는 단순한 승리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바로 자존심 회복이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자신의 사령탑 데뷔 시즌인 2년 전의 치욕을 잊지 않고 있었다. 2013년 챔피언스리그에서 수원은 충격의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4무2패로 무너졌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 클래식 준우승팀인 수원은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J1리그 2위 우라와를 꺾었다. 대회 조편성이 끝나자마자 서 감독은 영상자료 수집에 열을 올렸고, 프리시즌 내내 틈날 때마다 비디오를 돌려보면서 다양한 비책을 연구했다. 이렇다할 전력 보강도 없었고, 주전 골키퍼 정성룡의 무릎 부상과 공격수 카이오의 극심한 컨디션 난조 등으로 가용자원이 부족했음에도 팀워크로 이를 극복했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해보자는 의지가 통했다”며 되살아난 ‘수원 DNA’에 높은 점수를 줬다.

매력적인 경기 내용에 팬들도 매료됐다. 장외전쟁에서도 이겼다. 충성도 높은 서포터스는 파란물결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에 힘을 불어넣었다. 일체의 초대권을 배제한 유료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만3800여명이 스탠드를 메웠다. 당초 수원이 기대한 관중수는 7000명 정도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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