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러, 경제협력서 군사 협력으로…韓-中-美 겨냥한 견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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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철도연결 등 경제협력으로 친목을 과시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지난달 31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총참모장이 ‘러시아 국방부가 북한 베트남 쿠바와 군사회담을 갖고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도 같은 날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러시아가 정치·군사적 상황 변화에 대응해 국방협력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우방국인 북한 베트남 쿠바 브라질과 총참모장 수준에서 군사 접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북한과 합동군사훈련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2011년 8월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러 결과의 하나로 군사협력을 하겠다고 밝힌 것. 하지만 당시는 러시아 극동사령부 차원에서 이뤄진 수색구조 훈련이었다. 반면 이번에 공개된 북러 합동군사훈련은 러시아 정부가 직접 주관하는 육해공 훈련이라는 점에서 규모와 성격에서 차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게라시모프 참모장은 “북러가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를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공동 군사위원회를 설립하는 한편 양국 지휘관간 소통체계를 확립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노광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을 만나 양국 군사협력 진전 방안을 협의했다. 같은 시기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했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귀국길에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러시아 동부군 산하 5군 지휘부를 방문했다. 앞서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러시아를 직접 방문해 드미트리 야조프 전 러시아 국방장관의 90세 생일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북러 군사협력 강화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대한 견제임과 동시에 한국과 중국까지 겨냥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북러가 가까워지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한국과 중국이 전향적인 태도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5월에 있을 전승절 기념 행사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참석 사실을 러시아가 꾸준히 흘리는 것도 이러한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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