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회고록]2009년 하반기 건강이상… ‘폐 상태 심각’ 진단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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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 만류에도 “테니스는 못 끊어”
아내에게만 알리고 투병 숨겨… 비타민 먹는 척하며 약 복용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에서 재임 중 폐질환을 앓았던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투병 중에도 테니스는 계속 쳤다고 밝혀 ‘테니스광’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이 전 대통령이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것은 2009년 하반기. 이 전 대통령은 “기력이 떨어진 것이 느껴졌다. 피로감이 몰려오고 식은땀이 났다”고 적었다. 2009년 12월 주치의에게 검진을 받았더니 “폐에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상태가 심각하다고 했다”고 한다.

당시는 세계 금융위기로 한국 경제도 어려웠던 시점이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걱정하는 말을 하거나 표정을 지으면 안 된다”며 “아내에게만 발병 사실을 알리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비타민을 먹는 것처럼 위장해서 약을 먹고, 안색이 어두워 보이지 않도록 부인 김윤옥 여사가 쓰던 화장품으로 화장도 했다고 한다. 연설 중에는 3분마다 한 번씩 나오는 기침을 멈추도록 주치의가 별도의 조치를 취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전 대통령은 테니스 라켓만은 놓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입맛도 떨어지고 약에 취해 몹시 힘들게 지냈지만 강행군을 계속했다”면서 “테니스도 횟수는 줄였지만 빠뜨리지 않았다”고 썼다. 또 “주치의가 테니스장까지 따라 나와 무리하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내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중에도 “내 낙은 테니스”라며 주 1, 2회 국가대표 출신 코치들과 테니스를 치며 건강을 다졌다.

이 전 대통령의 ‘테니스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자서전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는 중에 오랜 취미인 테니스와 뒤늦게 배우기 시작한 서예에 시간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명박 회고록#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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