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힐링경호원 “학교 폭력에 시달려 나를 지키려던 것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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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려다 남의 몸과 마음을 지키게 됐어요.”

국내외 연예계 톱스타들의 경호를 맡는 여성 보디가드로 활동 중인 강지연(팀 설악 시큐리티 이사·사진) 씨는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자랐다. 강 씨는 학창 시절 일본 학생들의 차별 대우와 폭력에 시달렸다.

“마늘 냄새난다고 ‘왕따’를 당했고, 연필을 잡고 있으면 새끼손가락을 당겨 부러뜨리려던 학생도 있었어요. 일본 사람 다리와는 다르게 생겼다며 치마를 뒤집는 바람에 나중에는 교복 치마를 입지 못했어요.”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던 강 씨는 운동으로 스스로를 지켰다. 합기도, 검도 유단자인 강 씨는 킥복싱과 종합격투기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런 노력이 남을 지키는 것으로 이어졌다. 국회에서 일본어 통역을 하다 2012년 국내 경호업계에 첫 발을 디딜 때는 막막했지만 능숙한 일본어 구사 능력을 갖춘 여성 경호원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영화 ‘설국열차’ ‘어벤져스2’ ‘명량’ ‘타짜2’,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등의 제작 발표회나 시사회, 팬 사인회에서 세계적인 스타들과 한류 여배우들의 전담 경호를 맡았다. 지난해 8월에는 영화 홍보를 위해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 메간 폭스를 전담 경호했다.

강 씨의 경호는 물리적 위험과 일부 팬들의 지나친 집착으로부터 스타들을 보호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스타들이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강 씨는 “여자 스타들은 팬들을 무척 사랑하면서도 팬들에게 버림받고, 그들이 해칠까봐 두려워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며 “무턱대고 팬들의 접근을 막기보다는 현장에서 스타와 팬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되는 것이 진정한 경호”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감정이 예민한 스타들이 불안함을 버리고 팬들을 경계하는 문턱을 낮추도록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한다. 스타들로부터 “명함 한 장 달라”는 말에 큰 보람을 느낀다는 강 씨는 몸과 마음의 경호를 통해 스스로도 ‘힐링’ 중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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