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서도 유격수로 뛰고싶다”…강정호의 꿈 이뤄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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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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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강정호는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유격수가 될 수 있을까.

아직은 공개되지 않은 메이저리그 구단은 올 시즌 타율 0.356 홈런 40 타점 117개를 기록한 강정호와의 단독협상권을 따려고 500만2015달러의 포스팅 액수를 써냈다. 동양 출신 야수로는 역대 3위의 포스팅 액수다. 포스팅 액수를 감안하면 계약 성사도 쉽게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SK의 김광현 처럼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유격수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본인은 미국에서도 유격수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하지만 의지와 현실은 다르다. 1990년 한국 프로야구를 휘어잡은 해태 이종범은 일본 주니치에 입단한 뒤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 유격수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니시오카 쓰요시는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와 한신에서 유격수로 이름을 날린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미네소타는 한신에 500만 달러 포스팅 금액을 건네주고 3년 총 연봉 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니시오카는 2011년 데뷔 때 왼쪽 종아리 뼈를 다쳐 66경기에 출장했다. 타율 0.226 홈런 없이 타점 19개를 기록했다. 유격수와 2루수 포지션을 맡았다. 실책은 10개였다. 2012년 3경기에 출장하고 마이너리그로 추락했고, 이 해 9월 구단에 방출을 요구했고 현재는 친정 한신에서 활동하고 있다. 풀타임도 뛰지 못하고 스스로 포기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소프트뱅크의 유격수 출신 가와사키 무네노리는 토론토에서 2루수와 유틸리티 내야수로 뛰고 있다.

유격수는 야전사령관으로 통한다. 수비의 핵이다. 사실 메이저리그에도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는 흔치않다. 지난 시즌 유격수로 가장 많은 홈런을 작성한 선수는 워싱턴의 이언 데스몬드로 24개였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유격수는 메이저리그에서 11명에 불과하다. 세인트루이스는 2013년 11월 디트로이트에서 금지약물복용이 적발돼 50경기 출장정지 제재를 받았던 유격수 조니 퍼랄타와 4년 5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에 비난이 쏟아졌다. 통산 11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명문구단이 약물에 오염된 선수를 영입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퍼랄타와 같은 공수를 갖춘 유격수를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비난을 무릅쓰고 장기계약을 맺은 것이었다. 퍼랄타는 올해 타율 0.263 홈런 21 타점 75개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강정호는 공격에서 뛰어난 기록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포스팅에 예상을 뛰어 넘는 액수를 써낸 이유도 현란한 기록이다. 그러나 높은 포스팅 액수로의 계약이 유격수 포지션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강정호의 수비는 평균급이다. 유격수는 강한 어깨는 물론이고, 수비 범위가 척도다. 강정호의 통산 수비율은 0.974다. 올해는 0.981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유격수 팀 평균 수비율이 0.974였다. 평균은 한 셈이다. 동양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 포지션을 맡는 것 자체가 예사로운 게 아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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