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심석희 빈자리… ‘괴물 소녀’ 최민정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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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월드컵 4차대회 마지막날
전날 3000m이어 1500m도 금메달… 심석희, 고열로 1500m 준결선 기권
男 서이라, 취약 종목 500m서 우승… 한국대표 금5 은4 동4개 수확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를 위협하는 경쟁 상대로 성장한 ‘괴물 여고생’ 최민정이 21일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를 위협하는 경쟁 상대로 성장한 ‘괴물 여고생’ 최민정이 21일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빙속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와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이 한목소리로 아쉬워하는 게 있다. 국내에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뤘다.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할 동기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선의의 경쟁자’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큰 자극이 된다.

그런 점에서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17·세화여고)는 행운아다.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의 앞에 또 다른 ‘괴물 여고생’ 최민정(16·서현고)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심석희만큼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평가하는 선수다.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

심석희는 자신의 주 종목인 여자 1500m 준결선을 앞두고 기권했다. 고열을 동반한 감기몸살 증세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심)석희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3차 대회 때부터 몸이 안 좋았다. 어제(20일) 경기를 치르고는 경기에 나설 수 없을 정도로 증세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시즌부터 이어오던 심석희의 월드컵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도 ‘13’에서 멈춰 섰다.

심석희의 빈자리는 최민정이 메웠다. 고교 1학년생으로 이번 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최민정은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31초246으로 한위퉁(중국·2분31초357)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막판까지 하위권에 머물다가 순식간에 앞선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루 전 여자 3000m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2번째 금메달이다. 또 2차 대회부터 3회 연속 개인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경기 후 “석희 언니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세계 랭킹 1위다. 언니와 같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에서 노 메달에 그치는 등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남자 대표팀도 안방에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서이라(22·한국체대)는 한국 선수단의 취약 종목이던 남자 500m에서 41초436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시범 종목으로 열린 남자 3000m 결선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금, 은, 동메달을 휩쓸었다. 돌아온 장거리의 강자 이정수(25)가 금메달을 땄고, 곽윤기(25·이상 고양시청)와 신다운(21·서울시청)이 뒤를 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전체 10개 종목의 절반인 5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고, 은메달과 동메달도 각각 4개씩을 수확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민정#쇼트트랙#심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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