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관람罪’ 영국계 이란 여성 보석으로 풀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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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배구경기를 구경하려다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던 영국계 이란 여성 곤체 가바미 씨(25·사진)가 건강 악화에 따른 보석으로 5개월 만에 풀려났다고 BBC가 23일 보도했다. 다만 법원이 남은 형기의 복역 방식을 결정하지 않아 영국으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를 둔 가바미 씨는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이란에서 여권신장 운동을 해왔다. 가바미 씨는 올해 6월 동료들과 전통적인 짙은 색 히잡 대신 흰색 두건을 쓰고 이란과 이탈리아의 배구경기를 보려다 체포됐다. 이란은 2012년부터 여성의 남자 배구 경기장 출입을 금지해 왔다.

이란 정부는 그를 악명 높은 에빈 교도소 독방에 수감하고 이달 초 징역 1년, 여행금지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가바미 씨가 단식투쟁을 벌이자 여성인권 탄압 논란이 거세졌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그를 양심수로 분류하며 석방을 요구했고 영국 정부도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중국적을 불허하는 이란 정부는 외압(?)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법원의 갑작스러운 보석 결정은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과 단식 투쟁으로 그의 건강이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의 가족들은 “24일은 가바미의 생일”이라며 환호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배구#이란#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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