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 극단’이 따로 없다…프로농구 전자랜드 언제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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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유랑 극단'이 따로 없다. 시즌 개막 후 전국을 떠돌고 있는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신세가 꼭 그렇다. 전자랜드는 11일 시즌 개막 후 10월 한 달 동안 8경기 연속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연고지 인천에서의 첫 홈 게임은 11월 2일 모비스를 상대로 잡혔다.

전자랜드가 집밖을 전전하게 된 것은 연이은 국제대회 때문이다.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아시아경기 농구에 이어 이번 주에는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 농구가 열리고 있다. 전자랜드는 11월에 뒤늦은 홈 개막전을 치른 뒤 다시 3경기 연속 원정을 다녀야 한다. 이 기간에는 인천에서 장애인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된다.

전자랜드는 시즌 전 준비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아시아경기 준비로 연습장조차 제대로 쓸 수 없어 부산, 제주 등지에 훈련 캠프를 차려야 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어차피 해야 될 원정경기를 초반에 몰아서 하는 셈 치고 있다. 하지만 홈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는 데 아쉽다"고 말했다.

다음 주 전자랜드는 5일 동안 울산-창원-원주를 돌며 3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이 잡혀 있다. 전자랜드 김성헌 사무국장은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고단한 타향살이에도 전자랜드는 시즌 개막 후 2승 1패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수비와 성실한 플레이를 강조하는 유도훈 감독 특유의 조직 농구가 빛을 발하고 있어서다. 정영삼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22점을 터뜨리며 간판 슈터가 됐다. 외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주장을 맡고 있는 리카르도 포웰도 끈끈한 리더십으로 동료들을 이끌고 있다. 전자랜드는 홈 게임 때 오렌지 색 유니폼을 입는다. 선수들의 옷장 속에 오래 동안 보관돼 있는 그 유니폼이 등장하는 순간 전자랜드는 더욱 강해질지 모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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