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규정의 강심장…LPGA 스타 린시컴 울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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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규정이 1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끌어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외환챔피언십대회본부
백규정이 1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끌어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외환챔피언십대회본부
■ 美 LPGA 하나외환챔피언십 우승

전인지·린시컴과의 연장 첫 홀 버디로 끝
10언더파 총 278타…내년 美 LPGA 직행

또 다른 10대 돌풍이 시작됐다. 백규정(19·CJ오쇼핑)이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인 하나외환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연장 혈투 끝에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백규정은 1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전인지(20·하이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백규정은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생애 첫 LPGA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이 대회에서 국내파 선수의 우승은 4번째다. 2003년 안시현, 2005년 이지영과 2006년 홍진주 이후 8년 만이다.

우승경쟁은 피를 말렸다. 4라운드 시작과 함께 전인지의 상승세가 무서웠다. 가장 먼저 10언더파를 기록하며 선두로 나섰다. 이어 린시컴과 백규정이 10언더파 고지에 오르며 공동 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는 백규정의 강심장이 돋보였다. 린시컴이 3번째 샷을 홀 1.2m에 붙이며 확실한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백규정은 이보다 더 가까운 1m에 붙이며 린시컴을 압박했다. 전인지는 3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경쟁에서 밀려났다.

반드시 넣어야 우승할 수 있는 상황에서 린시컴의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났다. 백규정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침착하게 버디를 성공시키며 2만6000여 갤러리를 열광시켰다. 백규정은 “정말 떨리고 긴장됐지만 홀만 보고 퍼트했다”고 마지막 우승 순간의 심정을 밝혔다.

백규정의 우승으로 내년 미 LPGA 투어에선 재미있는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동갑내기 김효주와의 신인왕 경쟁이다. 김효주는 지난 9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내년 LPGA 진출을 확정지었다.

김효주와 백규정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다. 함께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다퉜다. 프로 무대에는 김효주가 1년 먼저 왔다. 2012년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으로 KLPGA 직행에 성공했다. 반면 백규정은 2012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2013년 시드가 없어 1년 동안 2부 투어에서 생활했다. 김효주는 2013년 신인왕을 차지했고, 백규정은 올해 신인왕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올해 성적은 용호상박이다. KLPGA 투어에서 김효주가 4승, 백규정은 3승을 기록 중이다. 나란히 LPGA 투어 우승도 차지했다. 10년 지기 라이벌인 김효주와 백규정이 내년 동시에 미 LPGA 진출에 성공하면서 국내에서 보여주지 못한 신인왕 경쟁을 펼치게 됐다.

백규정은 “(김)효주와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효주 같은 좋은 선수가 있었기에 나 역시 발전하고 성장했다. 효주를 보면서 동기부여가 됐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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