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中창건 기념 축전, 노동신문 1면서 2면 구석으로…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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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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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30일 중국 창건 65주년(10월 1일)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냈으나 과거에 빠지지 않았던 '조-중(북-중) 친선'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일자에 소개한 축전 내용의 분량은 반으로 줄었고 게재 위치도 2면 하단 구석으로 밀려났다. 과거엔 1면에 소개했지만 올해는 달라진 것.

정부는 북-중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북한이 공식 매체를 통해 중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신문이 1일자 2면 하단 왼쪽에 소개한 축전의 핵심 내용은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들의 이름과 직함을 빼면 "중화인민공화국 공산당과 정부, 인민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우리(북한) 인민은 중국 인민이 나라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투쟁에서 보다 큰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강 번영과 귀국 인민의 행복을 축원합니다"라고 쓴 게 대부분일 정도다.

북한이 지난해와 2012년 중국 창건 기념일에 보낸 축전에는 "열렬한 축하를 보냅니다"라고 했으나 이번엔 '열렬한'이라는 표현도 빠졌다.

무엇보다 '조-중 친선'이라는 표현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10월 1일자 노동신문에 소개된 축전에는 "조-중 두 나라 노(老)세대 영도자들과 혁명 선열들의 고귀한 심혈이 깃들어 있고 역사의 온갖 시련을 이겨낸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입니다. 전통적인 조-중 친선 협조관계가 두 나라 당과 정부 인민들의 공동의 노력에 의해 끊임없이 공고 발전되리라고 확신하면서…"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형제적 중국 인민'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2012년 10월 1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축전에선 비슷한 내용을 전하면서 "조-중 두 나라 인민들의 공동의 재부인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유훈"이라고 강조했다.

축전의 게재 위치와 글자 수는 지난해에는 노동신문 1면 하단에 969자, 2012년에는 노동신문 1면 상단에 1105자가 실렸다. 이번엔 2면 하단, 561자에 불과했다.

축전 중 중국 정부 창건을 치켜세운 부분도 올해는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창건은 커다란 변혁'이라는 표현이, 2012년에는 '중국 역사 발전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온 획기적 사변'이라는 말이 각각 포함됐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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