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청년단 재건위원장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 주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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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1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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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철거하려다 여론의 질타를 받은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 위원장이 독립운동가 김구를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했다"고 폄하해 논란을 빚고 있다.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 배성관 위원장은 지난 30일 보수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에 '서북청년단이 김구를 살해했다는 주장에 대해'라는 제목을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한 "안두희 씨는 서북청년단원이었고 김구를 살해했다"며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 씨가 김구를 처단한 것은 의거"라는 주장도 폈다.

이어 "안두희 씨가 맞아죽은 것은 종북좌익 정권시대"라면서 "김구는 자기의 남북합작 주장에 편을 들지 않는다고 송진우 장덕수 씨 등 애국독립투사들도 암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확인되지 않는 얘기도 덧붙였다.

한편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와 관련해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2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서북청년단의 경우 자기 의사를 폭력적으로 관철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건 기본적으로 좌우를 떠나서 파시즘이다. 민주주의자라면 이런 경향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반대를 해야 한다. 관용을 베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영화 평론가 허지웅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광복 이후 결성되었던 서북청년단은 한국에서 재현된 독일 나치SS친위대라 할 정도로 부끄럽고 끔찍하며 창피한 역사다. 은하영웅전설의 우국기사단 같은 존재"라면서 "선진국과 비교하길 좋아하는 한국이 국제사회 구성단위로서 여전히 지속가능한 사회임을 스스로 증명하려면 저 단체는 심각한 혐오범죄로 분류되고 관리되어야 마땅하다"고 개탄했다.

허지웅 씨는 "'서북청년단이 뭔데 재건을 하겠다는 거야', 하고 그냥 대충 넘어가시면 안 된다. 고작 수십 년 전의 끔찍하고 창피한 역사"라면서 "저런 이름을 창피함 없이 쓸 수 있게 허용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부끄러워하며 어른이 어른일 수 있는 마지노선을 사수하자"고 호소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북청년단은 '광기가 지배하던 시대'의 표상"이라면서 "서북청년단의 '재건'은, 이 사회가 다시금 '이념적 광기와 사적 폭력이 지배하는 시대'로 퇴행하고 있다는 징표"라고 밝혔다.

서울대 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개명 천지에 서북청년단을 재건하겠다고 나오다니…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세상이 40여년 거꾸로 돌아가 1972년 유신이 부활하나 했는데, 내가 안이했다"며 "다른 극우단체와 달리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 결성은 형법 제114조 및 폭처법 제4조 '범죄단체조직죄'에 해당한다. 검경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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