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기]朴-쑨양 다투는새… 불쑥 튀어나온 日 하기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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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자유형 200m 아쉬운 3위… 아시아경기 3연속 우승 꿈 물거품
“금메달 당연히 여긴 분위기 부담”

‘마린보이’ 박태환이 21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아경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3위로 들어온 뒤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마린보이’ 박태환이 21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아경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3위로 들어온 뒤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대한민국 박태환(25·인천시청)도, 중국 쑨양(23)도 아니었다. 터치패드를 가장 빨리 찍은 선수는 일본의 떠오르는 별 하기노 고스케(20·사진)였다.

21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은 한중 라이벌 박태환과 쑨양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맞붙는 둘의 대결은 인천 아시아경기 최고의 빅매치로 꼽혔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박태환과 쑨양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는 틈을 타 하기노가 파워 넘치는 막판 스퍼트로 둘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발은 박태환이 좋았다. 0.64초의 반응시간으로 가장 빨리 출발한 박태환은 50m를 24초57로 1위로 통과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 승세를 일찌감치 굳히려는 의도가 보였다. 그러자 50m까지 3위로 밀렸던 쑨양이 힘을 냈다. 힘차게 물살을 갈라 100m를 51초26으로 박태환(51초41)을 따돌리고 1위로 나섰다. 150m를 돈 뒤 이번에는 박태환이 먼저 스퍼트했다. 175m까지 박태환이 쑨양을 앞지르는 듯했지만 갑자기 3위를 달리던 하기노가 치고 나왔다. 하기노의 폭풍 역주에 박태환은 힘을 잃은 듯 5m 정도를 남겨두고 3위로 처졌고, 쑨양도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 역전을 당했다. 하기노 1분45초23, 쑨양 1분45초28, 박태환 1분45초85. 간발의 차로 메달 색깔이 갈렸다.

이로써 자유형 200m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박태환의 꿈도 날아갔다. 2006년 도하 대회, 2010년 광저우 대회 챔피언 박태환은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경기 3회 연속 금메달과 함께 아시아경기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6개) 경신에 도전했었다. 박태환은 “개인적으로 세 번째 아시아경기가 한국에서 열렸고 내 이름이 걸린 경기장에서 레이스를 해 부담이 컸다. 수영 관계자들과 팬 모두가 200m에선 금메달을 당연시하는 기대감도 내겐 무게로 다가왔다. 어쨌든 훈련한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믿음을 지키지 못해 나 자신에게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쑨양은 “전반적으로 만족한 레이스였다. 스피드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고 150m까진 만족스러운데 막판에 전력질주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세 번째 결선으로 치러진 배영 100m에 출전해 동메달까지 챙긴 하기노는 “두 거인과의 대결이라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내 개인 기록 경신에만 집중했다. 두 영웅을 꺾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23일 자유형 400m에서 다시 쑨양, 하기노와 맞대결을 펼치며 금메달에 도전할 예정이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14 인천 아시아경기#수영#박태환#쑨양#하기노 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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