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제동에도… “남극 조사용 포경 계속”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국제사회가 뭐라 하든… ‘제멋대로 일본’]
요미우리 “IWC 총회서 선포 예정”… ‘국제법 자의적 해석’ 비난 받을듯

2006년 일본 고래잡이 선단 중 가공 설비를 갖추고 있는 어선인 ‘유신 마루’가 바다에서 포획한 고래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 출처 그린피스
2006년 일본 고래잡이 선단 중 가공 설비를 갖추고 있는 어선인 ‘유신 마루’가 바다에서 포획한 고래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 출처 그린피스
일본 정부는 15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에서 내년부터 남극해에서 ‘조사용 고래잡이(포경)’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을 겨냥해 ‘법의 지배에 따른 해양 질서’를 강조해 온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중단 결정이 내려진 포경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국제법을 무시한다는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NHK에 따르면 IWC에 참석한 일본 정부 대표는 남극해에서 잡는 고래는 ‘과학 조사용’이라며 참가국들의 이해를 구했다. 일본은 포경 대상을 밍크고래로 한정하고 포획 마릿수도 예년의 800마리에서 대폭 줄여 11월까지 IWC 과학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IWC는 1986년부터 상업적인 목적의 포경을 금지해 오면서도 연구 목적의 포경은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올해 3월 ICJ는 “일본의 조사용 포경은 연구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고 남극해 포경 중단을 명령했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400년 이상 지속된 고래잡이 문화와 전통을 지켜야 한다’며 포경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반발이 강해지자 일본은 자국의 포경이 ‘고래 개체수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한 과학적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포경 반대 단체들로부터 “일본이 식용 고래 고기를 확보하기 위해 상업적 포경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일본이 내년에 남극해 포경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포경 반대 국가인 뉴질랜드는 일본의 포경 계획을 IWC 총회에서 승인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IWC 가맹국 88개국 중 포경 반대(49개국)가 찬성(39개국)보다 많기 때문에 일본의 조사용 포경 계획이 총회 투표에 부쳐지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요미우리#포경#남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