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까지?… 80개국 1만5000명 ‘IS 聖戰’ 전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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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하디스트 귀국테러 경보… IS 전체 병력의 절반 차지
종교적 의무감-모험 즐기려 가담… 생포된 IS대원 “코리아 출신 있어”
외교부선 “남한 여부 확인 안돼”… 美등 모집-귀국금지 등 대응책 고심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코리아(Korea)’ 국적의 대원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전사들이 고국으로 돌아간 뒤 IS에서 배운 테러를 일삼을 수 있다는 글로벌 테러 공포에서 한반도도 예외 지역이 아니게 됐다.

○ “IS에 코리아 전사 있다”

이라크 정부군에 생포된 IS 대원 하마드 알타미미(18)는 이라크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IS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있었고 이 중에는 ‘코리아’ 노르웨이 미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12일 CNN이 보도했다. 그는 남한인지 북한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IS에 한반도 출신의 전사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외교부는 “외신에 보도는 됐지만 별도로 파악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달 초 공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료에 따르면 시리아와 이라크의 일부 영역을 통제하고 있는 IS에는 최대 3만1500명의 테러 전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 추정치인 1만 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종교학을 배우는 학생이던 타미미 같은 외국인 전사는 시리아에만 1만50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의 출신 국가는 80개국에 이르며 서구 출신 전사는 약 2000명이라고 CIA는 밝혔다.

IS 등 이슬람 무장단체에 가담하는 외국인 전사는 주로 20대 독신 남성으로, 수니파 무슬림 이민자의 2, 3세가 대부분이다. 군대 경험이 없어 45일 정도 군사훈련을 받은 뒤 다양한 조직으로 보내진다.

외국인 전사의 가담 동기는 이념적·종교적 이유가 대부분이다. 시리아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자신이 겪는 것으로 여겨 동료 무슬림을 보호해야 한다는 종교적 의무가 주요 동기로 꼽힌다. 모험 욕망 때문에 무장단체에 가담한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출신 언론인 말리크 아브도 씨는 “외국인 전사는 모험을 즐기는 이들”이라며 “생애 처음 총을 들고 다니며 훈련을 받는 등 전쟁을 ‘성전여행’의 한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 외국인 전사 대책 마련에 부심

외국인 전사는 자신의 조국에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IS에 가담해 전쟁 기술을 배우고 작전 수행 경험도 쌓는다. 또 급진 이슬람 사상을 반복 학습한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테러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는 올 5월 프랑스 출신 IS 대원이 벌인 벨기에 브뤼셀 유대박물관 테러 등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은 IS에 자국민이 가담하지 못하도록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은 유엔 차원의 결의안 채택을 추진 중이다. 이 결의안은 테러단체로 지정된 무장단체에 자국민이 가담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이 의무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무장단체의 전투원 모집을 감시하기 위한 정보 공유, 여객기 탑승자 정보 교환, 전투 참가를 막는 해외여행 불법화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결의안은 이달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영국은 외국에 있는 자국민이 테러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면 귀국을 막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프랑스도 테러 가담이 의심되는 인물은 경찰이 단독으로 출국금지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는 시리아의 IS 대원들이 자국을 드나들지 못하도록 검문소 상당수를 폐쇄했고 사우디도 외국에서 전투에 참가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IS#자하디스트#수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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