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한국인이 산사태지역 빈집털이” 유언비어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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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히로시마(廣島) 시 산사태 이후 극성을 부린 ‘빈집털이’가 재일 한국인 소행이라는 유언비어가 일본 사회에 떠돌고 있다.

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트위터에 ‘히로시마 재해 이후 빈집털이가 지속되는 것 같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는 재일조선인뿐이다’ ‘화재현장 털기는 조선인과 중국인의 국기(國技) 같은 것이다’ 등 음해성 유언비어가 잇따라 올라왔다.

도쿄신문 기자가 산사태 피해지역인 히로시마 시 아사미나미(安佐南) 구와 아사키타(安佐北) 구를 직접 방문해 현지 주민과 공무원 등을 만나봤지만 다들 “외국인에 의한 빈집털이를 들어본 적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피해 현장을 방문한 유흥수 주일 한국대사도 “현지에서 한국인의 빈집털이를 언급하는 이를 본 적이 없다”고 2일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도쿄신문은 “경찰이 공식적으로 히로시마 빈집털이 용의자 중에 외국인이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이런 경찰의 자세가 유언비어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또 “조선인을 죽이자”고 외치는 ‘헤이트 스피치(특정 민족이나 인종에 대한 혐오 발언)’가 일본 사회 일각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재일 한인들이 유언비어의 피해자가 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유언비어#히로시마#빈집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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